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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공의 적 머스크… ‘신언패’ 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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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공공의 적 머스크… ‘신언패’ 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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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말 한마디를 꺼낼 때마다 가상화폐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그 바람에 투자자들이 ‘상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가상화폐인 도지코인을 “잠재적으로 유망하다”⟶ “도지코인은 사기다”⟶ “스페이스X 우주여행 결제 수단으로 도지코인을 활용할 수 있다”며 말을 꺼냈다가 뒤집었다가 또 꺼내고 있다. 그럴 때마다 도지코인 가격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 바람에 투자자들은 헷갈리고 번번이 ‘상투’를 잡고 있다.

머스크는 ‘도지코인의 아버지’라는 뜻인 ‘도지파더’라고 트위터에 올리기도 하고, 도지코인을 ‘모두의 가상화폐’"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그런 머스크에게 미국 뉴욕타임스는 ‘믿을 수 없는 사람(unreliable narrator)’는 낙인을 찍고 있다는 소식이다.

머스크는 지난 2월에는 “비트코인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겠다는 발표였다. 이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가상화폐에 불이 붙기도 했다.

그랬던 머스크가 지난 12일에는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량 구매를 중단했다”고 말을 뒤집었다. 석 달 만에 말을 번복한 것이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고 다른 가상화폐도 ‘동반하락’이었다.

이랬으니 머스크는 결국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시장을 조작한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머스크의 트위터를 규제해야 한다”, “코인이 아니라 주식이었다면 벌써 쇠고랑을 찼을 것”이라는 분노다. “발언 전후 머스크의 거래 행적이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불매운동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트위터에 ‘테슬라 불매’ 등의 해시태그가 올라오고, 테슬라 차량을 주문했다가 취소했다는 사진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번지고 있다.

조선 때, 연산군은 신하들에게 ‘신언패(愼言牌)’를 차도록 강요했다. ‘혀’를 잘못 놀리면 경을 칠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다(口是禍之門)/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舌是斬身刀)/ 입을 다물고 혀를 숨겨라(閉口深藏舌)/ 그래야 몸을 편안하게 간직할 수 있다(安身處處牢).”

투자자들이 바라는 것은 어쩌면 이 ‘신언패’다. 테슬라에게 ‘신언패’를 채워야 ‘가벼운 혀’가 좀 무거워지고, 그 입방아 때문에 돈을 날리는 투자자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상화폐 자체라고 할 것이다. 말 한마디에 따라 가격이 널뛰기를 할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투자자들은 그런 가상화폐에 마치 목숨이라도 걸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