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 유럽 대신 美 애리조나 첨단 칩공장에 추가 투자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의 반도체 공장에 당초 발표했던 것보다 수십억 달러를 더 투자할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 테크노스포츠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칩 부족과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 반도체 생산 보조금을 지원하는 새로운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TSMC의 투자 확대 방침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TSMC는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칩 공장을 짓기 위해 100억~1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피닉스 공장이 최대 6개로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공장의 첫 번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보도됐다. TSMC는 첫 번재 공장에서는 5나노미터 노드의 기술을 적용하고, 차기 공장은 속도가 더 빠르고 효율이 뛰어난 3나노미터 기술을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3나노미터 노드의 공장을 건설하는 데는 230억~250억 달러가 투입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 관계자들은 피닉스 공장이 향후 10년에서 15년에 걸쳐 완성될 일정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2나노미터 노드 이상의 고급 칩을 생산할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TSMC는 미국 공장 건설에서 인텔 및 삼성전자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국내에서의 칩 제조 지원을 위해 500억 달러의 자금 배정을 발표했고, 미 상원은 이르면 이번 주에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칩의 내수 생산이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정부 관리들은 미국의 보조금 계획이 외국 기업들을 제외하지는 않지만 TSMC에 대한 보조금이 오히려 대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텔도 애리조나에 두 개의 새로운 반도체 제조 공장을 신규로 건설한다고 약속했고, 삼성은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기존 공장 근처에 17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공장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역내에서 칩 제조를 활성화하는 방법에 대한 자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으며, 지난달 브뤼셀을 방문한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반도체 자체 공장인 ‘유로팹’에 대한 90억 달러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다.
티에리 브레튼 EU 산업 집행위원은 유로팹 아이디어를 지지해 왔다. 그는 지난 달 TSMC의 유럽 사장인 마리아 마케드와 통화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지만 관계자는 통화에서의 협의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TSMC 대변인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유럽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

유럽 반도체 및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용 칩에 대한 보조금을 선호하고 있으며 대부분 유럽 TSMC 공장 건설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TSMC의 가장 큰 고객들은 대부분 애플과 같은 미국계다. 반면 유럽 고객층은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의 자동차용 반도체 칩이다. 이 때문에 TSMC의 반도체 제품과 유럽의 수요는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 TSMC의 지난 1분기 매출 중 유럽 및 중동 지역은 6%에 불과했고 북미 지역 매출이 67%,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이 17%였다.

다만 TSMC는 자동차 고객들을 위해 유럽에 구세대 칩 공장을 짓는 것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