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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에 푹 빠진 화학·정유업계...친환경 바람 타고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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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에 푹 빠진 화학·정유업계...친환경 바람 타고 '훨훨'

현대오일뱅크, 7월 파일럿 플랜트 착공
SK종합화학,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추진
롯데정밀화학, 수소사업 진출 검토
에쓰오일, ESG위원회 출범 "책임경영 강화"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오른쪽)과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내 국내 최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연구개발 현장을 방문해 열분해유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종합화학이미지 확대보기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오른쪽)과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내 국내 최초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연구개발 현장을 방문해 열분해유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SK종합화학
그동안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던 정유화학업계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푹 빠졌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ESG는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가속화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ESG경영은 특정 기업에 머물지 않고 거의 모든 업종에서 기업 운명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화학업계는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개발과 진출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7월 파일럿 플랜트 착공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정유업체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7월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내에 파일럿 플랜트를 세운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석회 제조업체 태경그룹과 손잡고 원유 정제 과정 또는 부산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탄산칼슘으로 바꾸는 사업을 펼친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등 건축 자재 원재료로 쓰인다. 현대오일뱅크는 파일럿 플랜트를 통해 연간 60만t 규모의 탄산칼슘을 생산하는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노하우다. 화력발전소, 제철소, 시멘트·정유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잡아 바다 암석층에 저장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SK종합화학,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 카드' 만지작

SK종합화학은 썩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폐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친환경 플라스틱 생태계 조성, 고기능성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 확대 등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플라스틱 제품 원료인 납사로 재탄생하는 ‘열분해유 제조기술’은 폐플라스틱 순환체계를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로 평가 받는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은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과 함께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열분해유(백등유)로 솔벤트, 윤활기유 등을 만드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롯데정밀화학, 수소사업 진출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은 수소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수소를 해외에서 암모니아 형태로 들여와 국내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석유화학 공정 중 부산물로 얻어지는 ‘부생수소’를 수소 충전소에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암모니아 유통 시장에서 70~8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암모니아 사업자다. 이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암모니아 유통 사업으로 약 42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암모니아가 정유화학업계에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운송의 편의성과 관련이 있다.

기체 상태인 수소를 운송하려면 액화시켜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수소를 액화하려면 영하 253도까지 낮춰야 한다.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를 암모니아 형태로 바꾸면 훨씬 저렴하게 운송이 가능하다. 액화수소에 비해 암모니아는 1.5배 밀도를 갖고 있고 액화는 영하 33도만 유지하면 된다.

롯데정밀화학은 향후 암모니아가 선박 주요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해 암모니아 설비 확충도 본격화하고 있다.

◇에쓰오일,ESG위원회 출범... "책임경영 본궤도"


정유업체 에쓰오일(S-OIL)은 지난 12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사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의 기본 정책,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에쓰오일은 일찍부터 경영 전반에 ESG 항목을 체계적으로 적용해 국내외 권위 있는 인증기관이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주관 ESG 평가에서 에쓰오일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수기업상을 8회나 수상해 국내 상장회사 중 최다 수상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에서도 2010년부터 11년 연속 DJSI 월드 기업에 선정됐다.

특히 탄소 배출을 최소화 하기 위해 2012년부터 전사적인 탄소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의 탄소 배출 '넷 제로(net zero)'에 호응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그린비전 2050’을 수립 중이다. 탄소 배출 넷 제로는 지구온난화 주원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