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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號, ‘S.H.A.’로 그룹 경쟁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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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號, ‘S.H.A.’로 그룹 경쟁력 높인다

미국·유럽 태양광·수소업체 인수로 친환경 사업 본궤도
국내 최초 위성업체 ‘쎄트렉아이’ 인수해 우주 원천기술 확보
한화그룹, 그린에너지 사업에 향후 5년간 9조 원 투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사진=한화그룹
김승연(69·사진)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이 이른바 'S.H.A.'로 그룹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S.H.A.는 'S(Solar: 태양광)', 'H(Hydrogen:수소), 'A(Aerospace:우주항공)' 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구 온난화 방지 등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 사업 강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최대 9조 원을 투자해 미래 핵심사업인 태양광·수소 등 그린 에너지 사업 영토를 넓히기로 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정부 주도로 이뤄진 우주 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국가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한 위성통신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친환경에너지 업체와 위성 전문 업체를 인수해 본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사진=자체제작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그룹 계열사가 친환경에너지 업체와 위성 전문 업체를 인수해 본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사진=자체제작

◇한화그룹, M&A로 태양광·수소 역량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우주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국내·외 유망기업을 인수합병(M&A)해 그룹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 1위를 3년 간 거머쥐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8월 미국 현지 빅 데이터·인공지능(AI)기반 소프트웨어 업체 그로윙 에너지 랩스(젤리·GELI)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젤리는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어하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의 근간이 된다.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은 태양광 발전을 사용하는 여러 가정에서 남는 에너지를 취합해 가상 발전소(VPP) 형태로 전력을 관리하고 수요가 있는 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화솔루션은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 기술을 토대로 향후 전망이 밝은 가상발전소(VPP) 시장에 진출할 방침이다.

가상발전소는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시설에서 생산∙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통합 관리하는 시설이다.

마치 발전소가 전력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것과 비슷한 가상발전소는 친환경 스마트 에너지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한화그룹의 행보도 눈에 띈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같이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천연가스만 이용하던 방식보다 이산화탄소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점이 수소 혼소 발전의 특징이다.

이에 따라 한화종합화학은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3월 중순 미국 에너지 가스터빈 운용업체 PSM과 네덜란드 에너지업체 ATH를 인수했다.

PSM과 ATH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수소 혼소 기술을 상용화한 경력이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두 업체를 인수해 확보한 기술력을 활용해 한국서부발전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기술을 국내 가스터빈에 적용할 방침이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혼소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협력해 수소 혼소 발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우주 산업도 M&A와 조직 개편 통해 공략


한화그룹의 M&A 행보는 우주까지 이어진다.

한화그룹에서 항공 우주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월 국내 최초 위성업체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쎄트렉아이 지분을 약 30% 인수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쎄트렉아이는 위성 본체, 지상 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우주 핵심 구성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접 개발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첨단 우주기술을 확보한 한화그룹은 우주 개발 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의 경쟁력 강화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와 함께 우주산업을 진두지휘할 ‘스페이스 허브’를 지난 3월 출범시켰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그룹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본부나 마찬가지다.

스페이스 허브는 김 회장 장남 김동관(38) 한화솔루션 사장이 팀장을 맡아 업계 관심을 모았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 허브 출범 당시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게 우주산업”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우주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페이스 허브는 이달 17일 카이스트(KAIST)와 손잡고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우주연구센터의 첫 프로젝트는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 ISL(Inter Satellite Links) 개발이다. ISL은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위성 간 데이터를 레이저로 주고받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앞으로 개발할 ISL 기술은 기존 정지궤도 위성과 달리 위성 여러 대가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운항 중인 비행기와 배,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에서도 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 등이 ISL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ISL 기술은 다양한 우주 산업 가운데 경제 효과를 당장 기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연구센터는 ISL 프로젝트와 함께 민간 우주 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다양한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발사체 기술, 위성 자세 제어, 관측 기술, 우주 에너지 기술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우주 산업이 정부 기관 중심에서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았다"며 "본격적인 우주개발 시대를 맞아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