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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전문가들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 못 내고 올림픽 개최 무산 땐 더블딥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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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전문가들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 못 내고 올림픽 개최 무산 땐 더블딥 올 것”

그래픽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

일본 경제가 올 1분기 예상보다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억제와 백신 출시를 앞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더블딥’(이중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연평균 5.1% 감소하며 6개월간의 두자릿 수 증가세를 마감했다.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쇼핑객들이 소비를 억제하고, 정부 지출은 침체 된 관광산업을 돕기 위한 여행 촉진 캠페인을 중단하면서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당초 4.5%의 전반적인 감소를 예측했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정권이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올림픽 개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방역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예상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으면서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신케 요시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상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위축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소비 지출은 경제에 가장 큰 핵심 요소이지만 바이러스 상황에 매우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은 지난주 이번 비상사태에 3개 현을 추가해 경제의 절반가량이 겨울철에 비해 다소 엄격하지만, 유럽의 봉쇄보다는 덜 엄격한 규제를 받게 했다. 대도시의 식당과 술집들은 이제 일찍 문을 닫는 것 외에 술 접대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5월 말에 규제를 끝내지 못하고 경기침체로 다시 빠져드는 것을 막지 못하면, 스가 총리는 경제에 대한 추가조치가 불가피하며, 가을에 치르는 총선거에서 총리로서 살아남겠다는 희망에도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또 감염을 억제하지 못하면 도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할 수 있다. 올림픽을 취소하는 것은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을 줄 것이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일본의 GDP가 예상보다 크게 위축된 것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민간 투자의 급격한 감소와 급격한 재고 증가라는 나쁜 소식이 더 많이 있다. 이런 신호들은 코로나 비상사태 속에서 성장 동력이 될 제조업의 약세를 가져올 것이며 2분기 경제에 하강 위험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미토모 생명보험의 이코노미스트 무토 히로아키는 “정부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추경을 편성하게 될 지 모른다”라고 예측하며 “대규모로 편성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약 20조 엔 (1830억 달러)의 조치들을 취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추가 지출은 작년 경제 지원을 위한 50조엔을 포함 70조 엔 이상의 예산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자본투자 감소는 기업들이 당초 예상보다 전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다. 예비 자료가 자주 대폭 수정되기는 하지만, 기업 간부들은 한목소리로 그들이 세계 최고 부국 중 하나임에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린 백신 보급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수출 호조와 산업생산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전체 교역요소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음에도 일본 경제에 대한 지지기반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계 무역 회복세 속에 일본의 수출은 2017년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들도 지난 분기에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만큼 절약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규제가 철폐되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근본적인 수요의 저수지를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 장관은 “바이러스 상황이 더욱 억제되고 사람들의 활동이 정상화되면 억눌린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은 작년과 같이 2분기에는 큰 위축으로 치닫지 않고 있으며 백신 접종이 진행됨에 따라 경제활동도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감염자 수의 증가는 정부가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규제를 조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정부가 여전히 대책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으며, 감염 확대는 올림픽 개최 논리를 의심받게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17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올해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일본은 낮은 감염률과 완전 봉쇄 조치 없이 사망하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바이러스 통제 사례로 평가됐다. 그러나 긴 백신 승인 과정과 느린 출시로 인해 일본은 미국, 영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뒤처지게 되면서 발 빠른 백신 도입 초기 단계의 긍정적인 시선은 부정적으로 돌변했다. 지금까지 일본 인구의 약 3%만이 1차 접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이이치의 신케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좋은 경제적 조치는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다른 많은 나라들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일본은 아직 그곳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