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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노무현의 ‘정치 지도자 자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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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노무현의 ‘정치 지도자 자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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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 지도자의 6가지 자질론’을 내놓은 적 있었다. ‘정치 지도자, 결단과 투신이 중요하다’는 글을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14년 전인 2007년 5월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요즈음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분들의 행보를 보면 어쩐지 가슴이 꽉 막히는 느낌”이라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① 주위를 기웃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투신해야 한다. 나섰다가 안 되면 망신스러울 것 같으니 한 발만 슬쩍 걸쳐놓고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가 될 성싶으면 나서고 아닐 성싶으면 발을 빼겠다는 자세로는 결코 될 수 없다.

② 저울과 계산기는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정치는 남으면 하고 안 남으면 하지 않는 ‘장사’가 아니다.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일이고, 대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 그 자체로 보람을 찾아야 하는 일이다.

③ ‘소신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반사적 이익만으로 정치를 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을 몰아붙이면 지지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통령 흔들기에 몰두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것으로 국민의 지지를 오래 유지할 수는 없다. 자기의 정치적 자산이 필요하다.

④ 대통령이 되려면 정당에 들어가야 한다. 정치는 개인이 아니라 정당이 하는 것이다. 거저먹으려 하거나 무임승차해서는 안 된다.

⑤ 경선을 회피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와 규칙을 부정하는 것이다. 경선에 불리하다고 당을 뛰쳐나가는 것이나 경선판도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당 주변을 기웃거리기만 하는 것 모두가 경선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다.
⑥ 정치는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 국민이 심판이다. 복잡한 정략과 권모술수로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콩이면 콩, 팥이면 팥이다.

이 ‘자질론’이 몇몇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대권 주자에 대한 비판을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는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노무현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회’에서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회고했다는 소식에 ‘검색’해보는 ‘자질론’이다.

이 지사는 “개인적 인연이 딱 한 번 있었다”며 친노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정신이나 가치, 살아온 길로 보면 노 대통령과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는 보도다.

정 전 총리는 “서울시청 앞에서 상주 역할을 했다”고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 23일을 떠올리며 “노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우리가 이뤄야 하는 책무가 있다”고 밝히고 있었다.

정치 복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2년 동안 한 번도 꿈에서 노 대통령을 보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사랑한다’며 안아드리는 꿈을 꿨다”고 말하고 있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에서 많은 후보자가 또 등장할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자질론’에는 누가 적합할 것인지.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