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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바이어에게 듣는 비상사태 이후 현장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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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바이어에게 듣는 비상사태 이후 현장의 목소리

- 비상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얀마 경제 -

- 미얀마 바이어와 현재 미얀마 시장 상황 및 전망 인터뷰 -




미얀마 경제 상황

2021년 2월 1일 미얀마 비상사태 발생 이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됐으며 일반 시민, 의료진, 공무원의 시민불복종운동(CDM: Civil Disobedience Movement)이 일어났다. CDM의 영향으로 금융과 물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함에 따라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아직 코로나19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면서 미얀마 경제는 외부요인에 의해 지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1년 2월 비상사태가 발생하자 2021년 미얀마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6%에서 –10%로 하향조정했다. UN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얀마 가정의 83%가 소득이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빈곤인구가 11%p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UNDP는 2021년 4월 30일 비상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미얀마의 빈곤인구가 12%p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 숫자가 25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얀마 전체인구(5400만 명)의 46%에 달하는 수치이다.

2월 이후 국내정치 불안으로 현지화 가치가 하락하고 해외투자 및 수출이 감소해 외환보유고가 줄어들면서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 미얀마 짜트(Kyat)-달러화 환율은 2021년 1월 29일 1,330MMK/US$였으나 5월 27일 현재 1,650MMK/US$를 기록하며 24% 상승했다. 유가 또한 환율 상승 및 수입 감소로 인해 휘발유 기준 40%가 상승했다. 미얀마는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에 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로 인해 특히 저소득층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4월 미얀마 신년연휴(4월 13~19일) 이후 시위와 CDM이 잦아들면서 다수의 은행이 영업을 재개했으며, 공장과 상점들도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경제활동에 비해 아직 시장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에 대한 신뢰가 급감하고 현지화 및 달러가 부족사태가 발생하면서 대다수의 은행이 실질적인 뱅크런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선박 운항이 크게 감소하고 물류비가 급등했는데, 비상사태 발생으로 미얀마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판매하는 바이어들은 미얀마 국민의 소득 감소와 금융·물류 애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로부터 현재 미얀마 수입 현황 및 전망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바이어 인터뷰

① 한국에서 전선을 수입유통하는 K사 담당자 Mr. K 인터뷰

Q. 비상사태 이후 수입 현황은?
A. 비상사태 발생 이후 5월 현재까지 수입 이력이 없다. 2월 1일 비상사태 이후 시민불복종운동으로 금융 서비스가 중단돼 자금 운용이 원활하지 않은 점이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었다. 2월 1일 이전에 체결된 수입 계약을 진행하기 위해 외국 거래처로 외화송금을 해야 하는데, 은행 업무가 중단돼 모든 송금계획이 지연됐다. 거래 중인 외국업체들도 미얀마의 불안전한 정치 상황과 금융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미수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초에 진행한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얀마 국내 정치상황이 안정되고 미수금 송금이 모두 완료돼야 신규 계약 건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2월 1일 이후 CDM으로 물류 부문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선박 운송 스케줄이 중단됐다. 2020년 하반기에 발주한 제품들이 양곤 항구에 도착했으나 물류, 세관이 운영을 중단해 몇 주 동안 제품 수령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4월 초가 되서야 물류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 보관 날짜가 많이 지나버려 제품의 상태가 좋지 않았으며, 추가로 체선료까지 지불해야 했다.

Q. 현재는 사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A. 현재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정부 입찰이나 프로젝트에 제품을 납품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도소매 판매에 의존해야 되는 상황이다. 다행히 2020년 정부와 계약한 프로젝트는 현재 계속 납품하고 있다. 다만 수출입 프로세스가 원활하지 않아 물품을 확보하기 어려워서 제품 납품 일정을 좀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정시에 제품 납품을 요구하고 있다.
2월 1일부터 현재까지 도소매 판매량이 작년에 비해 75% 감소했다. 은행업무가 원활하지 않아 3월 말부터는 계좌이체나 카드결제를 하지 않고 현금으로 거래하고 있다. 정직원은 120명 정도 있는데 3월부터 정상 지급이 어려워 일부만 지급하고 있다. 현재는 교대로 출근하고 있으며, 상황이 어려워지면 직원 해고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Q. 향후 미얀마 경제 전망은?
A. 현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정치적 해결방안이 마땅히 보이지 않으며, 금융 분야가 흔들리면 경제가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수출입 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물류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제품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심각해지면 외국인투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정부 프로젝트나 입찰이 거의 없는 상황이며, 비상사태 발생 이후 군부에서 프로젝트를 2개 공지했으나 참여하려는 업체가 없었다. 올해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입찰이나 프로젝트 참여는 어려울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국제사회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비상사태가 점차 안정화돼 해결될 수 있다. 일부 국가가 군부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현재 시민들이 해당 국가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강하다. 반면 한국 정부에서 미얀마 시민들을 지지하는 행동이나 발언을 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제품의 수요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② 한국에서 건조기, 디지털 도어록, 화장품을 수입해 현지에 유통하는 S사 Mr. S 인터뷰

Q. 비상사태 이후 사업 현황은?
A. 비상사태로 현재 운영 중인 화장품 판매점은 임시로 문을 닫았으나, 4월 신년 연휴 이후 몇 개 지점은 영업을 재개했다. 2월 오프라인 판매량은 크게 감소했으나 온라인 판매는 계속 이루어졌다. 하지만 3~4월에는 온·오프라인 모두 거래가 거의 사라졌다.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고 있으나 배송이나 온라인 결재가 중단돼 거래를 진행할 수 없었다.

Q. 현재 기업 운영 상황은?
A. 일부 직원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4월까지 직원들의 안전을 보호해줄 수가 없어 출근을 권유하지 않았다. 4월 말부터 중요 직원은 격일로 출근하고 있다. 주 품목이 화장품이고 또 화장품은 유통기간이 있어 사태가 장기화되면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제품 위주로 할인판매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 하지만 현재 안전과 의식주가 급한 시민에게 화장품은 우선순위가 아니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주로 한국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신규 수입은 없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올해 안에 신제품 수입이나 추가주문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Q. 향후 사업 전망은?
A. 현재 제일 우려되고 있는 점은 내전 발발이며, 안전 문제로 아직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려는 직원들이 있다. 하지만 비상사태 이후를 생각해보면 한국 제품의 수요가 확실히 증가할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얀마 시민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으며, 미얀마는 한류로 인해 이미 한국 제품의 인기가 높다. 또한 현재 시민들이 일부 국가 제품을 거부하는 운동(Boycott)을 하고 있어 한국 제품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업체로서 한국 제품의 수요 증가를 예상한다.


③ 한국에서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는 업체 T사 사장 Mr. N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이후 사업 환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A. 비상사태 발생 이후에도 매장 운영을 하고 있으나 판매량이 급격히 하락했다. 양곤에서 자동차부품 소매시장 규모는 확실히 감소했으며 지방에서의 발주도 소량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부품, 특히 대형 차량부품 수요가 감소한 이유는 작년도 코로나 2차 때부터 화물차와 대형승합차 이동이 감소했고 여행객 수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 업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결제도 기존 거래 시 신용거래(credit payment)가 가능했으나 현재 현금으로 결제해야 하고 있는 상황이다.

Q. 향후 사업 전망은?
A. 한국과의 거래는 올해 1월 자동차 부품 1컨테이너를 수입했으며 추가로 주문할 계획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얀마의 정치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정부가 4월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발표한 5대 합의를 잘 따른다면 6개월 내에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④ 홈쇼핑, 피부과 클리닉을 운영하는 Mr. K(Managing Director)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전과 후 사업 환경 변화는?
A. 2월에는 군 소유의 방송국만 시청할 수 있었고 민영 방송국인 Mizzima, Fortune, YTV 등의 TV 방송국이 차단되면서 홈쇼핑을 진행할 수 없었다. 홈쇼핑 사업은 지난 4월부터 Fortune 및 YTV TV 방송국을 통해 진행하고 있었으며 주로 수입한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짜트-달러 환율이 강세이기 때문에 아직 한국에서 추가로 제품을 수입할 계획은 없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는 정상무역(선박, 항공)을 통해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한국산 제품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앞으로 6개월간은 전년대비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예전처럼 고속 경제성장을 하기 힘들 것이다.

⑤ 미얀마에서 배터리 및 태양광 수입업체 M사 담당자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전과 후 사업 환경 변화는?
A. 현재 배터리 도소매 시장은 현재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배터리 종류는 자동차 배터리가 아닌 가정용 및 산업용 배터리이며, 도시와 지방에서의 구매가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다른 사업인 정부 프로젝트인 전기 공급 태양광 프로젝트는 현재 정부에서 조금씩 발주를 시작하고 있으나 프로젝트 승인 기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 그리고 물류 관련 서비스가 시민불복종운동으로 인해 예정보다 지연 되고 있다. 현재는 쿠데타로 인해 고향에 내려간 직원들도 있으며, 이외에도 프로젝트가 없어서 직원 감축을 진행한 상태이다. 직원의 50%만 근무하고 있으며, 8월까지 감축근무를 지속할 예정이다.

⑥ 소방 알람 시스템 및 방송장비 수입업체 S사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전과 후 사업 환경 변화는?
A. 코로나로 인해 비상사태 이전에도 제대로 영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비상사태 이후로 더 힘들어졌다. 현재는 스피커 교체 등 애프터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으며 신규 프로젝트는 전혀 없는 상황이다. 직원도 3명 정도만 남은 상태이며, 매우 힘든 상황이다.

⑦ 화장품 수입업체 S사 담당자 Ms. L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전과 후 사업 환경 변화는?
A. 비상사태가 발생하고 2월 중순까지는 회사 운영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정치·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모든 오프라인 매장의 휴업을 결정했다. 그래도 인터넷 차단이 되기 전까지는 온라인을 통해 판매가 조금씩 이루어졌다. 매출액은 쿠데타 발생 전에 비하면 약 70%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5월 3일부터 쇼룸들을 다시 운영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해 매출이 매우 낮은 편이다. 원래 20명 정도의 직원들과 같이 회사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7명 정도만 출근하고 있다. 5월 현재 미얀마 경제 상황이 조금씩 회복이 되고 있는 것 같아 현재 회사 운영을 다시 시작했지만 인터넷 차단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사업을 중단할 계획도 있다. 전체 매출의 약 70%가 온라인(페이스북 페이지)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⑧ 건강보조식품 수입업체 S사 담당자 Mr. A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전과 후에 사업 환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A. 한국산 홍삼을 OEM 방식을 통해 제조 및 생산을 해 미얀마로 수입해 미얀마 전국으로 방문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해당 사는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도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50% 정도 감소했다. 여기에 미얀마 비상사태가 발생한 2월의 매출액은 1월 매출액에 비하면 30%도 되지 않았다. 3월부터는 시위가 격화되고 경제 상황이 심각해지자 회사 운영이 어려워 필수 직원만 제외하고 인원을 줄였다. 그리고 회사는 5월 현재까지 휴업 중이다. 현재 미얀마의 경제상황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아 회사를 다시 운영할 계획을 했지만 미얀마 시민들이 현재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워진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다가 회사 운영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며, 아직까지 사업 중단 계획은 없다.

⑨ A 마트 대표 인터뷰

Q. 미얀마 비상사태 전과 후 사업 환경 변화는?
A.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5인 이상 모임금지, 외출금지 등으로 소규모 식당, 가게 등이 영업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 2020년 코로나가 확산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의 식료품 구매가 많았으나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올해 발생한 비상사태로 인해 2월에 커피, 빵, 스낵 등 식품 제조기업들이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 공급이 중단되는 현상이 있었다. 최근에는 정부 조치에 의해 태국, 중국 등에서 커피믹스, 연유 등 제품 수입이 중단되면서 해당 제품의 가격이 상승했다. 또한 일반 가정의 소득 감소로 인해 식품 판매를 제외한 기타 생활용품 판매율이 조금 하락했다.

Q. 앞으로의 미얀마 비즈니스 어떻게 될 것인지?
A. 소형 마트들의 경우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인 경제 상황이 안좋아짐에 따라 사람들의 지출이 적어지면서 가게의 판매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 현지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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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Myanmar Times

시사점

2020년부터 계속된 코로나19 확산과 2021년 2월 비상사태 발생으로 미얀마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민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물류와 금융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2021년 1~4월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수출은 1억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2300만 달러)대비 53%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 제품에 대한 상대적 선호도 증가, 기존 수입 중단의 기저효과로 3~6개월 뒤 상황이 안정된다면 미얀마에 대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각 회사 인터뷰, Irrawaddy, 정치범지원협회(AAPP), KOTRA 양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