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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트남에서 '저가 아이폰'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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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트남에서 '저가 아이폰'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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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저가 아이폰’을 구매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애플이 베트남내 일정 규모의 아이폰 고객층이 형성됐다고 판단, 구형 모델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까페비즈 등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에서 유통되는 아이폰 정품의 최저가는 1150만동(약 56만원)이며, 판매가 700만동~800만동 정도의 저가 모델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저가 아이폰’은 사실 구형 아이폰을 뜻한다. 애플은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면, 사용자가 아이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형 모델의 가격을 낮춰서 판매한다. 구형 아이폰을 저가 모델로 배치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베트남에서 아이폰 8, 아이폰 8 플러스, 아이폰 X를 출시한 이후에도 구형 모델인 아이폰 6S, 아이폰 6S 플러스를 판매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해당 모델의 판매를 중단했다.

베트남에서 구형 아이폰의 최저 판매가는 700만~800만동으로 중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로운 모델에 비해 디자인이나 기능이 떨어지지만, ‘아이폰’을 선호하면서도 목돈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베트남의 아이폰 시장 규모가 커진 2년전부터, 저가 아이폰은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업체 아포타(Appota)가 작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45%인 4360만명 수준이다. 2020년 1분기 애플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2%였다. 베트남내 아이폰 사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베트남에서 판매하는 정품 아이폰 제품 목록을 살펴보면, 가장 저렴한 모델은 판매가 1149만동의 아이폰 SE 64 GB다. 아이폰 XR 64 GB는 1349만동, 아이폰 12 미니 버전은 1719만동이다. 판매가 1000만동 미만인 모델은 없다.

삼성이 1000만동 미만 모델을 15개, 오포는 10개 이상 제공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대형 휴대폰 소매 체인 셀폰S의 Lac Huy 대표는 “애플이 1000만동 미만의 아이폰 판매를 중단한 것은 미리 정해둔 로드맵에 따른 것일 수 있다. 애플은 항상 자사 제품이 고객에게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고객이 너무 오래된 모델을 사용해서 애플의 최신 경험이 중단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구형 모델 사용자는 iOS 운영 체제의 새로운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없어 애플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애플은 합리적인 가격을 미끼로 베트남 고객을 자사 생태계로 끌어 들이기 위해 베트남 시장에서 구형 모델 판매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애플 유통사인 숍덩크(ShopDunk)의 Tuan Anh 대표는 “애플이 구형 모델을 계속 판매하면 해당 모델의 생산 라인과 부품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어느정도 고정 고객층이 형성된 베트남에서는 구형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더 높은 가격에 새로운 모델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저가 아이폰’을 구매하고 싶은 베트남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 라인을 확대했다. 이에 베트남에서는 아이폰12 시리즈 4개 모델 외에 아이폰 11, 아이폰 XR, 아이폰 SE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중 아이폰 11 과 11 프로는 품절됐다.

중고 시장에서는 아이폰 X 64GB가 약 800만동, 아이폰 플러스 700만동, 아이폰 8은 450만동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종된 지 2년이 넘은 아이폰 7, 아이폰 7 플러스 등을 중고로 구매할 경우, 화면, 배터리 용량, 보증 서비스 여부 등을 확인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