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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통화 도입 임박…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장래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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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통화 도입 임박…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장래 '안갯속'

세계 58개 중앙은행 CBDC 조사 개발
경쟁보다 "상호 공존할 것" 주장 다수
법정통화와 교환 때는 국제송금도 변혁

디지털 위안화를 비롯해 디지털 통화 발행이 임박했다. 디지털 통화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디지털 위안화를 비롯해 디지털 통화 발행이 임박했다. 디지털 통화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사진=로이터
디지털 달러와 디지털 엔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 통화(CBDC) 개발 경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 따르면 현재 세계 65개 중앙은행 가운데 58개 중앙은행이 CBDC 조사 개발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최근 중국공상은행(ICBC)이 은행 앱 내에서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뉴스위크 일본판이 중앙은행의 CBDC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분석해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CBDC의 도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CBDC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운명은 어떨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다수의 경제 기관과 미디어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장래는 불투명하며 CBDC가 암호화폐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CBDC와 암호화폐가 경쟁하기보다는 보완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상호 공존할 것이라는 주장이 다수다.

CBDC는 크게 리테일(Retail)형과 홀세일(Wholesale)형이 있다. 리테일형은 미국 달러와 엔화 등 법정 통화의 디지털 판이며, 지불 수단으로서 개인과 기업이 사용할 것을 가정한다. 홀세일형은 중앙은행에 준비금을 두는 금융기관 등 한정된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증권이나 파생상품의 거래 등에서 송금자와 수금자의 가치 이전용으로 사용된다.

CBDC는 현금을 줄이고 디지털 화폐를 통한 지불을 늘려, 저비용으로 가능한 지불 시스템 구축에 기여한다. 정부와 민간의 보조금 또는 지원금의 편리한 지급이 가능하다. 기존의 시스템에 비해 효율적이다. CBDC에 의해서 국가간 송금의 효율성 향상도 기대된다.

CBDC가 세계 각국에서 상호운용 돼 하나의 디지털 통화가 다른 법정통화와 교환할 수 있게 되면 국제 송금시스템은 근본부터 변혁된다. 중개업자가 배제되고 직접 거래 형태가 일반화된다. 금융 시스템도 바뀐다.

다만, 나라마다 다른 규제나 법률을 고려하면 세계적으로 상호 운용 가능한 CBDC 실현은 먼 길일 수 있다.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사용을 목적으로 한 CBDC 개발을 피할 수도 있다.
CBDC와 암호화폐의 차이는 명백하다.

암호화폐가 프라이버시와 금융포섭에 중점을 두는 반면 CBDC는 중앙집권적이며 고객 데이터 추적이 가능하다.

또한 CBDC를 발행하는 중앙은행 자체에 신뢰가 없으면 CBDC는 성공할 수 없다. 2014년 에콰도르가 CBDC를 발행해 은행계좌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국가 차원을 넘어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에게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통제를 피하기 위해 송금 수단이나 자산으로 암호화폐를 선택하기도 한다.

정부의 자본 통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 2020년 8월 국외 연간 송금액이 1인당 5만 달러로 제한된 중국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한 500억 달러 상당의 자본도피가 있었다.

결국 CBDC와 암호화폐의 목적은 전혀 다르다. 이 때문에 CBDC가 보급된다고 해도 가상화폐가 없어지지 않고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CBDC를 통해 일반인들이 디지털 화폐 전반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 간접적으로 암호화폐 생태계에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나 크로스보더 송금, 자본 통제로부터의 회피, 그리고 인플레이션 대책으로서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각국 정부의 규제다. 중국은 암호화폐 채굴 자체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했다. 나아가 암호화폐를 정부의 통제 아래 놓고 개인의 거래까지 간섭하고 양도세 등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면 암호화폐의 장점은 사라지게 된다. 여전히 CBDC와 암호화폐의 미래는 예단하기 어렵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