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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세계 10대 구리광산 환경오염 논란, '10% 지분' 광물자원공사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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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세계 10대 구리광산 환경오염 논란, '10% 지분' 광물자원공사에 불똥?

현직 파나마 환경부 장관 "2012~2019년 환경오염·환경규정 위반에도 제재 없어" 이전 정부 비판
전직 환경부 장관 "현 정부가 제재 마무리해야" 반박...현지 운영법인도 "이전 정부 조사 합리적" 거들어
광물자원공사, 지분 10% 전량 매각 추진 중...현지 전·현직 장관간 책임공방에 '새우등' 터지는 모양새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구리광산' 모습. 사진=파나마 뉴스매체 '라 프렌사(La Prensa)'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구리광산' 모습. 사진=파나마 뉴스매체 '라 프렌사(La Prensa)'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구리광산'을 둘러싸고 현지에서 때아닌 환경오염과 환경규정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파나마의 전·현직 환경부장관 간 문제 제기와 책임 공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나, 자칫 광물자원공사에게 '불똥'이 떨어지지 않을 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현지 뉴스매체 '라 프렌사(La Prensa)'는 꼬브레파나마 광산개발사업을 운영하는 현지법인 '미네라파나마'가 지난 2012~2019년 7년 간 총 209건의 환경 관련 규정을 위반했으나 그동안 제재는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2월 라 프렌사는 미야시아데스 콘셉시온(Milciades Concepción) 현 파나마 환경부 장관과 인터뷰를 가졌고, 이번 보도는 후속 기획기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파나마 정부는 꼬브레파나마 구리광산 개발이 시작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에 관한 총 14개 행정조사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백 페이지 분량의 광산 주변 하천과 토양 오염 사례를 담은 보고서가 작성됐고, 이 가운데 미네라파나마가 총 209건의 환경 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기록됐다.

규정위반 사례로는 5개 광물처리시설에서 발생한 폐수를 인근 카이미토강에 방류한 것, 덤프트럭 등에서 나오는 폐타이어의 처리규정을 위반한 것, 건설작업 범위를 수백 헥타르 넘은 것 등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또한 이 광산은 환경보호 지역에 인접해 있음에도 미네라파나마는 야생동물이 고립되지 않도록 생태다리, 생태통로 등을 설치하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고, 그 결과 산사태 등이 발생해도 야생동물이 구조되지 못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환경피해와 규정위반 사례가 다수 발견됐음에도 그동안 제재는 1건도 없었다고 라 프렌사는 고발했다.

지난해 2월 라 프렌사와의 인터뷰에서 콘셉시온 환경부 장관은 "그 이유는 조사 인력이 부족하거나 조사관들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제재 절차가 종료됐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콘셉시온 장관은 "지난 6~7년간 12건 이상의 조사절차가 진행됐으나 이전 정부가 이 절차들을 종료시켰다"며 "현지 언론들은 지난 10년간 (이 광산개발 사업과 관련해) 부패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셉시온 장관은 2019년 5월 파나마 대선에서 현 라우렌티노 소르티소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환경부 장관을 맡았다.

앞서 2014년~2017년에는 미레이 엔다라(Mirei Endara) 환경부 장관이, 2017~2019년에는 에밀리오 셈프리스(Emilio Sempris) 환경부 장관이 재직했다.

파나마는 지난 1989년 마누엘 노리에가 축출 이후 5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매번 집권당이 아닌 야당 후보가 당선돼 정권 교체가 반복되고 있다.

2014년 5월 대선에선 야당 후보인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전 대통령이 정치권 부패 척결을 내세워 당선됐고, 지난 2019년 5월 대선에서도 야당 후보였던 소르티소 대통령이 역시 부정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워 정권을 잡았다.

즉, 콘셉시온 현직 장관의 라 프렌사와 인터뷰는 이전 정부의 부정부패로 꼬브레파나마 사업에 제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우회해서 비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라 프렌사는 보도에서 전직 환경부 장관들의 반박 입장도 소개했다.

엔다라 전 장관은 "제재 절차는 본래 매우 복잡하고 느리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현 정부가 이 절차를 완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셈프리스 전 장관 역시 "서류조사가 모두 마무리돼야 처벌 여부가 확실해지는 것"이라며 "이전 정부에서 시작된 서류조사 작업이 현 정부에서 마무리돼야 한다"고 엔다라 전 장관과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2019년까지 미네라파나마에서 법률업무를 담당했던 토드 클레웨트 매니저 역시 "이전 환경부 장관들은 자신의 업무를 합리적으로 다뤄 왔다"며 전직 장관들을 옹호했다고 외신은 소개했다.

특히, 클레웨트 매니저는 "그동안 지적된 내용들은 규정 위반이 아니었다"고 반박하며, "처음 개발부터 향후 사업종료 뒤 폐쇄 단계까지 꼬브레파나마 사업의 목표는 생태계 다양성에 긍정효과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꼬브레파나마 광산은 파나마시티에서 120㎞ 떨어진 콜론 지역에 있는 세계 10대 구리광산으로, 캐나다 '퍼스트 퀀텀 미네랄(First Quantum Minerals, FQM)'社가 90%, 광물자원공사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은 파나마 최대의 외자유치 사업으로, 총 투자금은 67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이며, 2012년 현지 당국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아 개발이 시작됐다.

연간 35만t의 구리 등 금속을 생산하는 이 광산은 2012년 광물자원공사와 LS니꼬동제련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지분 20%를 확보했다. 이후 2017년 LS니꼬동제련은 자신의 지분 10%를 FQM에 매각했고,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광물자원공사는 현재 정부의 모든 해외자산 매각 방침에 따라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