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LCD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생산 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렸지만 최근 가격 상승에 사업 철수 카드를 미루는 등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LCD 가격 상승을 부추긴 ‘효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다.
LCD 패널을 만들려면 디스플레이가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화면용 유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어 DDI와 유리 공급이 제대로 안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DDI 제조업체 TSMC와 유리 제조업체 코닝이 생산량 급감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공급량을 크게 줄인 상태다.
이른바 ‘코로나19발(發) 수급 불균형’ 영향으로 LCD 가격은 올해 들어 크게 치솟고 있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DSCC는 LCD 가격 상승세가 올해 2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디스플레이업체로서는 ‘LCD의 저주’가 아닌 ‘LCD의 축복’이 내린 셈이다.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돌아가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경영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내년 말까지 LCD패널 생산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려 했다. 그러나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생산 중단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2년이 더 연장했다.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 TV용 LCD 사업을 접을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LCD 생산공장 증설 등 자본을 추가로 투입하지는 않지만 사업 철수시점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