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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두 개 마술지팡이’로 ‘시스템반도체 2030’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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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두 개 마술지팡이’로 ‘시스템반도체 2030’ 앞당긴다

공장 증설·시스템반도체 추가 투자 나서
시스템LSI 사업 매출, 연간 두 자릿수 성장 기대
대만 TSMC와 파운드리 격차 더 벌어져 대책 시급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설을 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설을 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시스템반도체에서 '두 개 마술지팡이'로 세계 정상에 오른다.

두 개 '비밀 명기'는 공장 증설과 시스템 반도체 추가 투자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3.5%의 시장점유율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삼성의 '시스템 반도체 2030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 2030 전략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부문에 총 171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반도체 라인 '평택 3라인'에 총 30조 원을 투자하며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세웠다. 이곳에서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기술이 적용된 14나노 D램과 5나노 로직 제품이 주로 생산될 전망이다.

반도체 시황도 밝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올해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앤드류 노우드 가트너 부사장은 최근 내놓은 ‘세계 반도체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2021년 인텔로부터 반도체 시장 매출액 1위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한 축인 시스템 대규모집적회로(LSI)도 사업 전망이 장밋빛이다.

일반적으로 메모리가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역할만 하는 것에 비해 시스템LSI는 TV, 휴대폰, 냉장고, 자동차 작동에 필요한 데이터 연산 기능을 한다. 시스템LSI는 휴대폰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지털카메라에 사용하는 이미지 센서, TV 디스플레이 구동칩, 통신에 필요한 무선 구동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up:억눌린) 소비 욕구'가 최근 분출되면서 모바일·TV 등에 탑재되는 시스템LSI 수요가 폭증해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이와 같은 시스템 LSI 사업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시스템LSI 사업이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주요 고객의 신제품 판매 호조와 공격적인 부품 확보 경쟁으로 수요 붐이 일고 있다"며 "특히 SoC(시스템온칩), LSI 제품들은 올해 매출액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경기 평택사업장 P2라인.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경기 평택사업장 P2라인.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삼성전자가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투자에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지만 업계 1위 대만 TSMC를 추월하려면 ‘설계자산(IP)’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IP는 파운드리 뿐만 아니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와 후공정 등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체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향후 주력해야 할 사업영역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2030' 계획을 수립할 때 투자규모를 133조 원으로 잡았지만 최근 171조 원으로 늘렸다"며 "이는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1위 대만 TSMC와 삼성전자 점유율 격차가 30%포인트 가까이 벌어져 삼성전자 경영진 사이에서는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투자 증가분을 반도체 공정 고도화를 위한 설비와 IP 확보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