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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정유업계, '이란·코로나' 변수로 수익성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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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정유업계, '이란·코로나' 변수로 수익성 악화 우려

인도 코로나 심각 에너지 수요 위축 가능성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 사진=오일애널리틱스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 사진=오일애널리틱스

아시아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변수와 이란 변수가 동시에 터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 3위 원유 소비국가인 인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심각하게 악화되면서 에너지 수요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에 참여한 이란이 미국과 상당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JPCPOA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탈퇴 선언으로 파탄이 난 상태였으나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이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만약 이란의 핵합의 복원이 최종 확정되면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가 완화되고 이란의 원유 수출도 재개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두 가지 변수가 출렁이면서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커진 이란 원유수출 재개 가능성

이란 외교부는 JCPOA 복원을 위한 회담에서 “일부 문제가 남아 있으나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지난달 31일 공식 발표,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을 강하게 예고했다.

이란이 원유 수출 시장에 다시 진입하면 산유국간 신경전이 다시 고개를 들고 글로벌 원유 가격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란 정부가 자국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에 대비해 이미 원유 수출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야후는 “인도의 코로나 사태가 위험 수위로 치달아 휘발유와 제트 연료유 등을 중심으로 석유제품 소비가 감소하면서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JCPOA 복원이 확정돼 이란이 석유시장에 다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아시아 정유업계가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시아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추이를 보면 지난 4월 배럴당 1.65달러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은 지난달 중순에는 무려 3센트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28일 기준 정제마진 배럴당 80센트 수준, 지난달 평균마진은 71센트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2019년 같은 달의 정제마진은 2.41달러였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정유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코로나 사태 악화로 석유제품 수요 위축

아시아 지역의 코로나 사태 악화 역시 석유제품 수요를 위축시키면서 석유제품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4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평균 휘발유 크랙(휘발유 가격에서 원유가격을 뺀 것)은 지난달 들어 꺾인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휘발유 크랙은 지난해 5월 0.37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하락했으나 코로나 백신 보급이 확산되는 등 휘발유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점차 상승하고 있었다.

석유 컨설팅업체 FGE에 따르면 인도뿐 아니라 코로나 환자가 늘고 있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에서도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아시아 지역 전체적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었다.

특히 인도의 경우에는 휘발유 소비가 지난 4월부터 이달 사이 전년 동기대비 20%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시아 정유시장의 회복 기조에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FGE는 강조했다.

◇정유업계가 연료유에 촉각 곤두세우는 이유


야후에 따르면 아시아 정유업계는 중유(연료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이 원유 수출 재개에 나서게 되면 원유가 늘어나면 선박 운항이나 전력발전에 들어가는 중유의 공급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경기 회복세를 맞고 있는 중국까지 중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유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선박 연료로 주로 쓰이는 저유황연료유의 마진은 지난달 중순 배럴당 10달러로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FGE의 그레이슨 림 선임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을 찾고 방역 조치가 완화된다면 3분기는 돼야 연료유 크랙이 개선되면서 단순마진과 복합마진 모두를 지탱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제마진은 크게 단순마진, 크랙마진, 복합마진으로 구분하는데 단순마진은 원유를 분해하는 1차 장치인 상압증류설비(CDU)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의 가중 평균가격과 원유 도입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고도화 설비에 마진이 낮은 중유를 투입하면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나오는데 이들 제품과 연료인 중류의 가격 차이를 크랙마진으로 표현하고 복합마진은 정유사의 고도화 비율을 고려한 최종 제품의 가중 판매가격과 원유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