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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자녀 출산’ 허용 카드, 저출산·고령화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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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자녀 출산’ 허용 카드, 저출산·고령화 해법 될까

마스크를 쓴 중국 어린이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상하이역 역사에서 부모와 함께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스크를 쓴 중국 어린이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상하이역 역사에서 부모와 함께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공산당 정부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결혼한 부부가 낳을 수 있는 자녀를 3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발표한 것, 즉 사실상 산아제한을 없애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중국에서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인구 노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되는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발표로 중국과 홍콩 증시에서 관련주식이 급등했으나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로 과연 의도한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됐다.

◇출산·유아 관련주 급등


중국 정부의 이날 발표에 일단 중국 본토와 홍콩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유모차, 카시트, 유동식 등 출산 및 유아용 제품 관련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들썩였다.

중국 유모차 제조업체 굿베이비 주식은 홍콩 증시에서 31%나 폭등했고 부부용 유전자 검사기 제조업체 주식도 15% 반등했다.

중국 보조 생식 서비스업체 진신퍼틸리티그룹의 주가 역시 18% 가까이 올랐고 유아식 제조업체 빙메이트 주가는 8% 올랐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선전 종합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이미 늦었다는 회의론


중국 신화통신은 이번 조치가 심각해지고 있는 중국의 저출산 문제와 인구 노령화 문제를 과감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도 아울러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이 인구 억제 차원에서 자녀 출산을 1명으로 제한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라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노동력 부족이 앞으로 수년간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과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글로벌 유력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유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인구 중 생산가능 인구 비율이 늘어나고 부양률은 낮아져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하는 인구배당효과 덕에 중국 경제가 지난 몇십년간 고도 성장을 누렸으나 이젠 인구배당효과가 급속히 사라지는 일만 남았다”면서 저출산과 인구고령화로 인한 커다란 물결을 되돌리는 것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중국 정부가 단순히 국민에 대한 자녀 출산 제한을 대폭적으로 풀었다고 해서 이미 급격히 진행된 인구변화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출산율이 전년 대비 15%나 급감했고 떨어진데다 생계유지를 위한 비용이 갈수록 올라가면서 큰 가정을 이루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크게 확산된 것이 중국 정부의 새로운 조치로 바뀔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감지된 중국내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전했다.

CNN은 3자년 출산 허용 소식이 나온 뒤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글 가운데 한 시민이 “이미 삶에 지쳐 있는 상황”이라면서 “갈수록 사는게 팍팍해지는데 아이를 하나 더 낳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호소한 글을 인용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화통신이 중국 국민 3만여명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조사에서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90%가 넘는 압도적인 다수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