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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따돌리고 애플 최대 공급업체 국가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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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따돌리고 애플 최대 공급업체 국가로 등극

'애플 공급처 리스트'에서 2020년 애플 상위 200개 공급업체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기반을 둔 곳이 51개로 집계됐다. 사진=9TO5MAC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공급처 리스트'에서 2020년 애플 상위 200개 공급업체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기반을 둔 곳이 51개로 집계됐다. 사진=9TO5MAC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많은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징벌적 관세를 부과해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 의존도를 줄이려는 정책을 펼쳤다.

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현재 중국이 애플 최대 공급업체로 등극했다며, 미국의 대중(對中)정책 영향이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가 지난주 발표된 '애플 공급처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애플 상위 200개 공급업체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기반을 둔 곳이 51개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대만이 1위 밖으로 밀려났다.

애플은 중국 위구르 인권 문제과 관련해 터치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후 중국 공급업체인 O-필름 테크놀로지사(O-Film Technology) 한 곳만 관계를 끊었다.

애플 공급업체 리스트는 기업별 조달 가치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애플이 세계 각지의 공급 업체에 의존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2013년부터 거의 매년 발표되고 있다.

애플 공급업체 한 관리자는 니혼게이자이에 "중국 공급업체들은 비(非)중국 공급업체들이 상상하기 힘든 매우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며 "그들은 다른 공급업체들이 꺼리는 저수익 사업체를 기꺼이 인수한다. 이렇게 하면 애플과 함께 일하면서 점차 수준이 올라가면서, 다음번에는 더 많은 사업에 입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의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은 세계 최고가 되는 '절호의 기회(golden ticket)'"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약진도 눈부시다. 베트남 내 애플 공급업체 수는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2018년 14개에서 지난해 21개로 늘었다.
에어팟 조립업체인 럭스쉐어 정밀(Luxshare Precision)과 고어텍(Goertek)은 2020년 초부터 무선 이어버드를 생산해오고 있다.

한편 중국과 베트남의 선방으로 일본과 대만 업체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 협력업체는 2017년 43개, 2018년 38개, 2020년 34개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재팬 디스플레이와 샤프(Sharp)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 테크놀로지 그룹과 티안마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Tianma Microelectronics)와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샤프와 칸타츠(Kantatsu)는 카메라 모듈에서 럭스쉐어와 코웰(Cowell)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다.

10년 이상 1위를 차지했던 대만도 밀리고 있다. 2020년에는 48개로 2위를 차지했지만 2017년 52개 협력사에 비하면 감소한 수치다.

폭스콘과 페가트론(Pegatron)은 여전히 중요한 애플 공급업체로 남아 있지만 중국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애플의 미국 내 공급업체 수도 2017년 37개에서 지난해 32개로 줄었다. 3M, 코닝(Corning), 마이크론(Micron), 루멘텀(Lumentum), 퀄컴(Qualcomm) 등은 교체가 어려운 고부가가치 반도체와 원자재를 공급한다.

애플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큰 일자리 창출 업체 중 하나로 50개 주 전체에서 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GF증권 제프 푸(Jeff Pu)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육성 정책으로 세계적인 전자부품과 조립 공급망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사야 리서치(Isaiah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릭 쳉(Eric Tseng)도 애플이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와 거래하는 주된 이유로 비용과 품질를 꼽았다.

쳉은 "애플이 대중정책 인한 중국 공급업체 조달을 줄인 흔적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며 "애플은 기본적으로 비용을 기준으로 공급업체를 선택하고 자격을 부여한다"고 분석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