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채권왕' 그로스 "진짜 채권왕은 연준에 있다...통화정책 정상화 나서야"

공유
0

'채권왕' 그로스 "진짜 채권왕은 연준에 있다...통화정책 정상화 나서야"

제롬 파월 연준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준의장. 사진=로이터
"진짜 채권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있다."

'채권왕'으로 이름을 날렸던 핌코 공동창업자 빌 그로스는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반세기 유일한 채권왕, 채권여왕은 연준 의장들이었다면서 경제와 금융시장을 황폐화시키기 전에 서둘러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로스에 따르면 1970년대 초반 금본위제(골드 스탠더드)가 폐기된 뒤 기축통화 달러를 좌우하는 연준 의장이 실질적인 채권왕좌를 차지했다.

그는 1980년대 초 헨리 카우프만, 앨버트 워니로워 같은 이코노미스트들이 2자리수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속에서 각광을 받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그저 고객들에게 장기 채권을 피하라고 권고하는 청지기 역할에 그쳤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의 흐름을 뒤바꿀 정도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투자자는 지금껏 없었다고 그로스는 설명했다.

그러나 연준 의장은 다르다.

기축통화 달러라는 실탄으로 무장한 연준 의장이 지난 50년간 통화계의 왕좌를 차지해왔다고 그로스는 강조했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은 이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융시장이 쑥대밭이 되자 보수적인 색의 옷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미래 경제와 금융시장에 카오스를 불러올 수도 있는 과감한 통화완화 정책들을 풀었다.

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파월의 연준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미 재정적자를 국채 매입을 통해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로스는 연준과 미 정부의 목표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라면서 3%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 인플레이션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로스는 행정부의 5조 달러 재정지출과 연준의 제로금리, 월 1200억 달러 채권매입이 정말로 성장률, 인플레이션, 금융시장을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합리적인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위험에 빠트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수백여 암호화폐 붐을 이끌고, 특수목적합병법인(스팩·SPAC) 붐을 불렀는지에 대해 연준 스스로 고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파월 의장 본인부터 이전과 다른 정책적 소견을 길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파월의 새로운 물가상승을 부채질하지 않는 실업률, 즉 나이루(NAIRU)는 무엇이냐?"면서 "연준의 기존 나이루 모델은 미래 정책금리변화에 신뢰할만한 지침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로스는 아울러 연준의 제로금리로 미 재정적자가 달러 폭락 없이 2조 달러, 3조 달러, 4조 달러로 계속해서 늘 수도 없다면서 이전 금본위제 같았으면 미국의 금괴를 보관하는 포트녹스의 금고가 이미 오래 전에 텅텅 비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기축통화가 파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로스는 연준이 지금이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대차대조표를 하염없이 확장할 수도 없다면서 이제 정책 전환시기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