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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 한국 방산기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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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 한국 방산기업 뜬다

주요 방산 관련주 주가 추이. 사진=증권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방산 관련주 주가 추이. 사진=증권거래소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열린 정상회담에서 이뤄낸 합의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양국이 체결한 미사일 지침의 해제로 꼽힌다.

마사일 지침이란 사거리가 800㎞를 초과하는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한국과 미국이 지난 1979년 체결한 것.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금지해온 셈이다.
양국의 지침 해제 결정이 42년만에 미사일 주권을 확보한 조치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주권 확보라는 정치적인 의미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미사일 사거리 제한에서 완전히 해방됐다는 것은 사거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국간에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우주경쟁에도 우리나라가 성큼 뛰어들 수 있게 됐다는 중요한 의미도 있다.

그러나 닛케이아시아는 한국의 방위산업체만큼 이번 조치에 반색하는 곳은 없다면서 어떤 업체가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지 2일 전망했다.

◇방산 관련주 급등


방산업체 관련주에 투자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특히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미사일과 관련이 있는 주요 방산업체 관련주가 들썩였다.

미사일 지침 해제의 여파로 미사일 제조업체 LIG넥스원의 주가는 한때 13% 이상 치솟았고 삼성테크윈의 후신으로 로켓부품과 항공기엔진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도 10%나 크게 올랐으며 한국형 전투기 제작업체 KAI의 주가도 7% 넘게 꿈틀했다.

세 방산업체 주가가 이번주 들어서도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사일과 관련한 방산업계에 마침내 해가 떴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사일 개발을 막았던 족쇄가 풀림으로써 미사일과 우주로켓 분야의 방산업체들에게 기회가 열린 것”이라면서 “방산업계뿐 아니라 한국의 항공산업 전체가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방위산업진흥회(KDIA)의 안상남 대외협력팀장은 “한미 미사일 지침 폐지가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방위산업의 차원을 넘어 항공사업 차원에서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개발한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KDIA는 이번 조치로 한국이 위성항법장치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물론 상업용 로켓이나 상업용 위성 등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군사비 지출도 증가세


한국 방산업체들의 기대가 근거 없지 않는 이유는 한국의 국방예산이 세계 10위 수준에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의 올해 국방예산은 52조8401억원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했다. 지난 2017년 사상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한지 4년만의 일이다.

LIG넥스원은 문재인 정부 하에서 연평균 7% 이상 증가해왔다면서 오는 2025년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정부의 무기 개발과 구매 결정을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이 출연한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한국의 군사비 지출 규모는 세계 10위에 올라섰다.

다만 방산 업계의 기대감과 달리 국방부는 사거리 800㎞ 초과 미사일과 관련한 신규 발주는 단기적으로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