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다. 워싱턴 주 킹 카운티에 위치해 있으며, 시애틀 건너편 해안의 워싱턴 호수에 있는 반도다. 반대편에는 클라이드 힐과 헌츠 포인트로 둘러싸여 있다. 메디나는 사생활과 보안에 관한 한 사실상 벙커다. 구석구석에 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24시간 경찰의 감시가 가능한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사생활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이상적인 삶의 터전이다. 높이가 2000m가 넘고 세계에서 가장 긴 에버그린 포인트 플로팅 브릿지를 건너야 하기 때문에 메디나에 가는 것만으로도 장관이다.
오버레이크 컨트리 클럽을 갖고 있으며, 이 클럽을 이용하려면 비싼 연회비를 내야 한다. 저택들은 적어도 200만 달러를 넘으며 대부분 800만 달러를 호가한다.
식료품 가게와 매우 가까운 곳에 제프 베조스가 살고 있다. 아마존의 설립자인 그는 전 부인 매킨지 스콧과 이혼한 뒤에도 여전히 1억1200만 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다. 메디나에는 아마존의 본사도 있다.
대지는 2만1000평방미터이고 집은 1900평방미터이며 인접한 작은 집은 770평방미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집값은 5300만 달러였으며 1998년에 구입했다. 워싱턴 주에서 가장 큰 이 저택은 혁신적인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거실에서 회사의 본사와 연결할 수 있다. 11개의 방과 25개의 욕실이 있고 수백 미터의 개인 해변과 다양한 크기의 보트들이 있는 전용 방도 있다.
빌 게이츠도 수년 전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메디나를 선택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게이츠는 아내와 두 어린 자녀인 로리, 피비 아델과 함께 이곳에 살았지만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이혼했기 때문에 그가 여기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멀린다에게 집을 넘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베조스 집에서 불과 0.5㎞ 떨어진 게이츠 저택의 이름은 샤나두2.0으로 불리며 1988년 1억2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 저택의 이름은 영화 시티즌 케인의 주인공인 찰스 포스터 케인의 가상의 집에서 따왔다.
집은 포르쉐,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메르세데스 벤츠 등 23대의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6개의 방, 24개의 욕실, 6개의 부엌, 개인 영화관, 수영장, 차고 등을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대 20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라운지도 갖추고 있다. 집을 꾸미는데 300명의 인부, 100명의 전기 기술자, 500년 된 더글라스 전나무 1000입방미터 이상이 필요했다.
빌 게이츠의 전 동료인 나단 미어볼드도 이 곳에 산다. 어린이 신동, 물리학자, 수학자, 발명가이자 요리사까지 겸한 미어볼드는 컴퓨터 회사를 설립했고 1986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했다. 당시 그는 게이츠와 일하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회사의 첫 최고기술책임자가 되었다.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 기술 및 에너지 분야의 특허 개발업체인 인텔리전트벤처스를 공동 창업해 현재 3만 건 이상의 특허를 취득했다. 그는 고생물학자인 잭 호너와 함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뼈대를 밝혀낸 프로젝트의 공동 책임자이다. 메디나에 있는 그의 집 거실에는 실물 크기의 표본 중 하나가 있다.
메디나에는 2017년 코스트코 공동 창업자이자 사장인 제프 브로트먼의 미망인도 있다. 집은 2600만 달러이며 버락 오바마가 2012년 선거운동을 위해 선택한 곳이다. 이 집은 리처드 세라, 제임스 터렐의 예술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작품을 전시하기에 완벽한 자연광을 이용하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이 집을 ‘하우스 오브 아트’라고 부른다.
찰스 시모니는 메디나에 사는 또 다른 백만장자 중 한 명이다. 시모니는 헝가리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며, 리처드 브로디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회사인 인티게이티브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재산은 10억 달러로 추정된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