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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 수십년 뒤에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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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시대, 수십년 뒤에나 가능"

인공지능 진화 없이는 어려울 듯

FSD 시스템이 장착된 테슬라 전기차. 사진=테슬라이미지 확대보기
FSD 시스템이 장착된 테슬라 전기차. 사진=테슬라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자율주행차 시대가 2~3년 안에 올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그런 시대는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외에도 상당수 기업인들이 자율주행차 시대가 머지 않은 미래의 일인 것처럼 전망해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수십년 뒤에나 가능한 일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생각보다 쉽게 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를 진단해본다.

◇운전자 개입이 전혀 없어야 완전한 자율주행


테슬라의 전기차 조립공장이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차량관리국(CDMV)은 최근 테슬라를 당혹케하는 발표를 했다.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가 테슬라의 주장대로 자율주행차로 볼 수 있는지를 법률적인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는 게 이 발표의 골자.

CDMV의 이같은 입장에는 적어도 법률적으로 볼 때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된 주행 보조시스템 ‘오토파일럿’은 물론이고 오토파일럿을 업그레이드한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 운전에 운전자, 즉 인간이 얼마나 개입하느냐에 따라 통상 6단계로 구분되는데 4단계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넓은 의미의 ‘무인운행’으로 인정되고 5단계 이상은 돼야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 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에 현재 적용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은 3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레벨3도 운전자가 주행에 ‘대체로’ 개입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기술이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의미의 자율주행차로서는 부족하다.

◇일론 머스크에 대한 과신(?)


미국 듀크대 인간자율연구소(HAL)의 자율주행차 전문가 미시 커밍스 교수는 경제매체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돼 있는 자율주행차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시스템이 다운되는 상황을 비롯해 유사시에 관제센터에 있는 사람이 언제나 원격으로 자율주행차의 주행에 개입하도록 돼 있는데 인간이 개입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차가 되기 어렵고 이것이 우리 인간의 현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구글 계열의 자율주행 전문업체 웨이모 CEO 자리에서 물러난 존 크래프칙의 견해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도화지에서 새로 그리듯 기술적인 접근을 완전히 새로 하지 않고 현재의 기술을 발전시켜 완전한 자율주행차의 시대를 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테슬라 전기차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차를 몰다 최근 발생한 사고들은 머스크 CEO의 주장을 지나치게 믿은 결과”라면서 “현행 자율주행차의 한계를 대중이 제대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진화 없이 완전한 자율주행 어려워


WSJ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전도사’를 자임하는 머스크 CEO의 말도 달라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019년 테슬라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가 2020년까지 등장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운전기사가 따로 없는 자율주행 택시가 로보택시다. 그러나 2020년은 이미 지났고 로보택시는 고사하고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도 아직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 기술로 진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머스크는 지난 4월 올린 트윗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제대로 된 의미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아직은 충분히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에서 알 수 있는 점은 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를 가로막는 기술적인 난제는 다름 아니라 AI라는 점이다.

WSJ는 “머스크의 이 발언에 담긴 뜻은 인간에 맞먹는 수준의 AI 기술이 개발돼야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차가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JS는 이어 “머스크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돌파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문제는 업계에서든 학계에서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아직 감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테슬라가 새로 개발해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인 FSD 마저도 여저히 주행보조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