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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배추 국장’과 ‘달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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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배추 국장’과 ‘달걀 국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명박 정부 때 ‘배추 국장’, ‘무 국장’이 회자된 적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관리 책임 실명제’를 도입하라고 지시하면서 생긴 해프닝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배추가격이 1만5000∼2만 원이면 달러로 20달러인데, 지구상에 20달러짜리 배추가 어디 있나”며 “올해는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배추 등 생필품을 포함한 물가가 아무리 올라가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못 봤다”며 “물가 문제는 공직을 걸고 챙겨야 한다”고도 했다.
그래서 생긴 게 ‘물가관리 책임 실명제’였고,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소위 ‘배추 국장, 무 국장’이었다. 덕분에 여론의 뭇매를 좀 맞아야 했다.

‘김치지수’를 만든다는 얘기도 있었다. 농산물 수급 안정 방안의 일환으로 ‘김치지수’를 개발해서 공표, 배추보다는 김치의 수급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었다. 절임 배추와 배추 저장시설을 확충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배추값이 얼마나 골치 아팠으면 ‘김치지수’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달걀 국장’이라도 생겨야 할 판이다. 달걀값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특란 한 판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7508원으로 작년 이맘때보다 44.6% 비싸졌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특란 한 판이 최고 9500원에 판매되고 있고, 동물복지란, 유정란 등 친환경 달걀은 1만 원대를 넘었다는 소식이다.

정부는 ‘달걀 수입’으로 가격을 잡을 생각을 하고 있다. 4월과 5월에 4000만 개를 수입했는데 이번 달에는 수입 물량을 5000만+α개로 늘리기로 했다는 발표다.
지난 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달걀 한 판 가격이 얼마인지, 물량 대비 가격 추이는 어떠한지 등 현장 물가 수준을 직접 점검하고 일일 보고체계를 갖춰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매일 보고해야 할 정도라면, 담당 ‘달걀 국장’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달걀 국장’이 필요한 이유는 더 있다. 몇 해 전, 달걀파동도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달걀 수입선을 가격이 낮고 근거리 수입이 가능한 국가 등으로 다변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었다. 달걀을 수입하는 업체에 ‘수송비의 50%’를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운송비는 당연히 ‘세금’이었다. 국민은 ‘달걀값+세금’을 내고 외국 달걀을 사서 먹어야 했다.

이렇게 ‘달걀 비상’이 되풀이되는 실정이라면, 이를 전담할 ‘달걀 국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지는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