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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자녀 허용'은 예고된 실패?...직장내 남녀차별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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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자녀 허용'은 예고된 실패?...직장내 남녀차별로 '불가능'

지나 2017년 3월 23일 중국 쓰촨성 네이장에 있는 2자녀 출산 장려 공익 광고판 앞을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스쿠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지나 2017년 3월 23일 중국 쓰촨성 네이장에 있는 2자녀 출산 장려 공익 광고판 앞을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스쿠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CNN
중국 공산당 정부가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차원에서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기대하는 결과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패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적의 근거도 설득력이 강하다. 이미 여성이 직장에서 차별당하는 일이 고쳐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생뚱맞은 정책이라는 것. 3명까지 자녀를 낳는 여성이 중국에서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라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의 중앙집권적 관료주의가 낳은 또다른 편의주의적 행정의 결과라는 비판도 아울러 나온다.

◇“회사 다니지 말라는 얘기냐”

‘혹시 결혼 했나요’.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중국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인터뷰 할 때 흔히 받는 질문이다.

중국 회사에서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결혼한 여성은 언젠가 출산을 할 것이고 출산을 전후한 시기에 회사 업무를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녀차별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양의 시각에서 보자면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남녀차별를 대놓고 하는 셈이다.
이 문제의 원인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중국 사회 자체가 아직 남녀차별에 대한 문제 인식이 빈약한데다 기존에 2자녀 출산을 허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CNN은 “실제로 중국 정부가 3자녀 출산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뒤 중국 직장가에서는 여성을 중심으로 남녀차별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2자녀 정책 하에서 남녀차별을 겪고 있는데 3명까지 낳을 수 있다고 하면 회사에 붙어 있을 여성이 과연 얼마나 되겠냐는 볼멘소리다.

중국 광저우의 온라인 금융업체에서 일하는 올해 29세의 여성 직장인 멜로디 첸은 CNN과 인터뷰에서 “정부 발표를 듣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앞으로 직장에서 여성이 설 자리가 더 좁아지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자녀가 2명 있는 여성을 위에서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회의 속살


중국의 남녀차별 문제에 관해 HRW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남녀차별 사회에서 아직 탈피하지 못한 사회다.

여러 가지 근거가 있지만 직장 여성에게 출산 휴가를 보장하는 회사가 중국에 많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자녀를 낳지 않은 여성이라고 열외가 되는 것은 아니다.

HRW 보고서에 따르면 언젠가 낳을 가능성이 있는 ‘시한폭탄’처럼, 그것도 두 번씩이나 터질 수 있는 폭탄처럼 여기는게 중국 기업 경영진의 시각이다.

여기에다 자녀 양육은 여성의 책임이라는 고정관념이 아직도 중국 사회에서 강한데다 자녀가 있는 여성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기업 경영진의 편견을 확인해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국 정부가 2명을 3명으로 늘리는 엉뚱한 조치를 내렸다는 것.

보고서는 “이미 2자녀 출산 정책의 여파로 직장에서 심해진 남녀차별 관행을 개선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3자녀 허용을 발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