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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광란의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 무슨 얘기가 오갔으며 어떤 일들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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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광란의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 무슨 얘기가 오갔으며 어떤 일들이 있었나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이 접수 데스크에서 입장권과 함께 신분을 확인받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이 접수 데스크에서 입장권과 함께 신분을 확인받고 있다.

이번 주말 수천 명의 비트코인 마니아들이 사우스 플로리다로 몰려들면서 크립토링고(Crypto lingo‧암호화폐 신봉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술들이 넘쳐났다. 역사상 가장 큰 비트코인 이벤트가 된 올해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에서는 충실한 팬 군단은 모든 것을 암호 화폐로 이야기했다. 회의 참석자 중 상당수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maximalists)였는데, 이는 비트코인이 금융의 미래라고 믿는 사람들을 묘사할 때 쓰는 표현이다. 대부분은 비트코인 ‘HODL’을 계획하고 있다.

그 에너지는 전기충격과 같았다. 마스크 없이 참석한 1만2,000명의 군중은 이틀 동안 서로 포옹하고, 지갑에서 지갑으로 암호 화폐를 보내고, 패널과 연설 사이에 비즈니스 거래를 했다. 코로나 규제가 없는 실내 행사에 참여하는 참신함도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이번 행사에 대한 표준 이용권은 1,499달러였다. 일부 손님들은 ‘고래 패스’로 알려진 매우 탐나는 오렌지 팔찌를 사는데, 이것은 비트코인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용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 패스는 무료 바를 가득 채운, 연사, 전용 파티, 그리고 회의장의 사적인 장소에 대한 추가 출입을 허용했다. 컨퍼런스 첫날 이 패스는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를 통해 2만1,000달러와 529달러의 거래 수수료를 받고 팔렸다.

행사장 곳곳에는 네온 컬러의 패니팩, ‘비트코인 2021’ 브랜드 선글라스, 암호 화폐 펀치와 해시태그 등이 새겨진 티셔츠 등 콘퍼런스 상품도 눈에 띄었다. 일부는 미디어 룸에서 비키니를 입고 춤을 추며 여름 잔치를 벌일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상황에 맞춘 월가 비즈니스 캐주얼에도 변화를 가져오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암호 화폐에 대한 또 다른 주류의 관심이 높아지는 징후를 보여줬다. 닉 카터(Nic Carter)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 창업 파트너는 CNBC에 “그들이 참석했든, 아니면 단지 행사를 위해 왔든, 이전의 비트코인 콘퍼런스보다 더 많은 제도권 참여”라고 평가했다.

■ 마이애미 전역이 암호 화폐 천국으로

공식 입장권을 얻지 못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파티와 접선 모임도 본행사에 못지 않았다.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테마의 요트 파티, 스모 레슬링 경기, NFT(대체 불가능 토큰) 아트 갤러리 오프닝, 대부분의 암호 화폐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된 소셜 네트워크 비트클라웃(Bitclout)에 대한 이야기 전용 칵테일 시간 등이 진행됐다. 뒤풀이 파티는 도시 전역의 지붕을 차지했으며, 적어도 한 명은 불춤을 추는 사람이었다. 마이애미에서 가장 큰 나이트클럽 중 하나인 오아시스는 쉴 새 없이 문을 여닫았다.

수요일 밤 이스라엘에서 이번 행사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온 퀀텀 이코노믹스(Quantum Economics)의 설립자인 마티 그린스펀(Mati Greenspan)은 “이 같은 이벤트가 사업을 활성화하는 수준을 수치화할 방법은 없다”고 말하고 “집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미팅은 5분에서 10분 정도면 컨퍼런스에서 할 수 있다. 따라서 매시간 5~10번 회의를 하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마이애미로 이주하는 것을 중심으로 했다. 스타트업, 벤처기업, 암호화폐 거래소가 대거 이 도시로 이전하거나 최소한 추가 사무실을 개설하고 있다. 프랜시스 수아레즈(Francis Suarez) 시장은 지난 2월 마이애미가 비트코인으로 세금 납부를 받아들이고, 출시 시기는 불분명하지만, 직원들에 암호 화폐로 월급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는 이와 함께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린스펀은 마이애미에서 보내는 기간 중 “도시 전체가 배에 오르는 것 같다. 웨이터부터 우버 드라이버, 나이트클럽의 바운서, 심지어 쇼핑몰에서 기념품을 파는 아주머니까지 지상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대부분 암호 화폐에 익숙한 것 같았고, 그중에는 호들링(HODLing‧비트코인 보유자)도 많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카터도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며 “내가 대화했던 거의 모든 사람은 텍사스와 플로리다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고 뉴욕, 샌프란시스코, 보스턴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관적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 이러한 변화를 만들 것이라 생각하며 이곳을 떠났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이 모든 것을 해결” 목청 높여

무대 위의 몇몇 유명 인사들의 공통적인 후렴구는 “비트코인이 모든 것을 고친다”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회의에서의 일반적인 감정을 거의 요약하는 문구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 CEO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우리는 비트코인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비트코인은 모든 것을 고친다. 우리 주식은 확실히 그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 CEO 잭 도시(Jack Dorsey)는 암호 화폐에 대한 약속도 두 배로 줄였다. 그는 “스퀘어나 트위터가 아니었다면 비트코인 작업을 했을 것이다. 스퀘어나 트위터보다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면 비트코인을 위해 남겨둘 것”라고 말했다. 도시는 비트코인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의 첫 번째 사업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반항 정신을 수반했다며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금융 기관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제미니의 공동설립자인 캐머런 윙클보스(Cameron Winklevoss)는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통제하지 않는 방식을 언급한 ‘기계와의 분노’라는 문구가 적힌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었다. 한 패널 MC가 말했듯이 “연준을 폐업시키겠다”는 말은 비트코인이 해결책으로 보이는 ‘비트코인 2021’에 참석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통화 시스템과 ‘운명의 돈’인 비트코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말해준다.

그러나 현 상태를 부정한다고 해서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참석자들과 많은 대화에서, 그 이야기는 사회적 붕괴나 해산에 대한 옹호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핵심은 그것이 국민이 원하지 않는 통화 체제에 대한 평화적인 항의”라고 말하고 “나는 연준이 비트코인으로 인해 두려워할 것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비트코인을 홍보하기 위해 거리로 나설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회의에는 베네수엘라, 쿠바, 터키, 나이지리아, 레바논, 이란과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통화 문제가 있는 국가들의 참가자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의 사용 사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엔 수백 명의 사람이 있고 그들에게 비트코인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그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한다‘라고 카터는 설명하고 ”통화 붕괴의 실제적인 영향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비트코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는 것이 컨퍼런스의 가장 좋은 부분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컨퍼런스의 일관된 테마 중 하나는 즉각적인 트랜잭션(컴퓨터로 처리하는 작업의 단위)이 가능한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구축된 결제 플랫폼인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성숙도였다. 사실상 모든 부스가 번개 거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심지어 스퀘어와 트위터 CEO인 잭 도시는 휴먼 라이츠 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Alex Gladstein)과의 주요 무대 토크에서 하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 ’배신자‘ 머스크에 대한 비난도 쏟아져

일론 머스크는 마이애미에 육체적으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의 존재는 확실히 느껴졌다. 회의 시작 직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통화와 결별을 암시하는 트윗에 이어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다. 저명 비트코인 보유자인 맥스 카이저(Max Keiser)는 ”F-엘론!“을 수차례 외치며 머스크에 욕을 퍼부은 이후 화기애애한 대화를 시작했다.

메인무대에서 도시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판한 것에 대해 “실제로 더 많은 재생 에너지를 유도한다”며 간접적인 ’디스‘를 했다. 이어 “당신은 그것의 경제성을 보고 결국 채굴자들이 이익을 내야 하고 값싼 재생 에너지를 얻는 것은 그들의 이윤 잠재력을 극대화한다. 정말 간단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나는 제가 몇몇 저명한 인사들과 합의를 봤다고 보도됐는데, 몇 주 만에 그 사실이 바뀌는 것 같았고 지금은 이상한 곳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클 세일러는 도시의 발언에서 한 발 더 나가며 “이것은 간헐적 에너지의 최고 가치 사용이며, 재생 에너지의 최고 가치 사용이다. 낭비되거나 고립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에너지의 사용가치를 가장 높여준다”고 주장했다.

NFL 선수이자 비트코인 팬인 러셀 오쿵(Russell Okung)은 지난 금요일 머스크가 자신의 레인에 머물며 업계 사람들에게 암호 화폐를 남겨야 한다는 사실을 언급한 태그라인 ‘Stick to space, Elon’으로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대부분 회의 참석자들은 그와 상관없이 그의 발언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하며 “많은 사람은 정부도 아닌 머스크나 그 누구도 비트코인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욕실 라인에 있던 한 사람은 그가 지난 주말 포르노라는 이름의 새로운 암호 화폐를 홍보한 것을 언급하며 그를 ‘광대’라고 불렀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