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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전력·백신 부족 3중고 대만, 기후재앙 축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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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전력·백신 부족 3중고 대만, 기후재앙 축소판

대만은 56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호수가 거북이 등 같이 쩍쩍 갈라져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은 56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호수가 거북이 등 같이 쩍쩍 갈라져 있다. 사진=로이터
대만이 가뭄과 전력난, 코로나 백신 부족 등 기후변화가 초래한 3중고를 겪고 있다.

우리와 반도체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자이고 중국이라는 지정학적 기회이자 위기를 함께 경험하는 대만이 3중고를 이겨내기 위해 지금 힘겨워하고 있다.
지난 며칠의 집중 호우로 물 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정전이 시작되었다. 또한 백신 부족으로 예방접종을 제때 하지 못해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었다.

◇가뭄이 초래한 경제적 재앙


대만은 56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지난 7개월 동안 강우량은 계절 평균의 절반 이하로 낮았다. 물 부족을 해소하는 가장 큰 자연의 혜택인 태풍이 대만을 피해갔다.

기후변화로 인해 대만의 여름은 29.7일로 길어졌지만 강수량은 점점 부족해 가뭄으로 연결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관광뿐만 아니라 쌀 재배에서 칩 제조에 이르기까지 경제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일부 위험 지역에 일주일에 이틀만 물 배급을 하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 외 최첨단 5nm칩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 TSMC가 소재한 신추 지역에서도 가뭄은 심각하다. 신추지역에서 물 소비량의 50%를 차지하는 TSMC도 당연히 물 부족을 겪고 있다.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해서는 물이 많이 필요하다. 300mm의 웨이퍼 생산에는 물 약 8327ℓ가 필요하며, 그 중 70% 이상이 초순수수다.

대만 정부는 물 부족 해소를 위해 지난 3월 8800만 달러를 투자해 신규 대수층 수색과 담수화 플랜트 건설을 발표했다. 한편, 공군은 화학물질을 사용해 강수량확보에 나섰다.

◇수요보다 부족한 전력


지난 5월 13일 정전 이후 정부가 경고한 지 30분 만에 갑자기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다. 국영전력업체인 타이파워는 발전소에서 사람의 실수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석탄 화력 발전소의 에너지 공급이 전기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지 못했다.

늘어나는 전기 수요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재생 에너지(전체 에너지원의 5.4%)를 대가로 원자력 발전을 영구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후 온난화로 소비와 산업용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효율적인 전력망에 대한 도전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대만은 가뭄-정전-백신 부족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모두 기후변화가 가져온 결과물로 대만은 지금 세계 기후변화의 축소판인 셈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은 가뭄-정전-백신 부족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모두 기후변화가 가져온 결과물로 대만은 지금 세계 기후변화의 축소판인 셈이다. 사진=로이터


◇코로나 백신 부족


코로나가 최초 발생했을 때 대만은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모범 국가였다.

그러나 올 봄 코로나 발병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사회활동이 크게 제한되었다.

이로 인해 반도체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백신 접종만이 해결책이지만 백신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확산은 또한 생태계 파괴의 부작용이다. 아시아는 향후 30년 동안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을 대륙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히말라야 빙하가 녹아 바다로 유입되면 그 속에 바이러스가 작동해 식량 안보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인접 국가들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안정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대만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만 한 국가만의 일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인류의 새로운 위기와 관련이 있는 불행의 조합이다.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에 사람이 부담해야할 몫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