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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전기차 충전소’가 주목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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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전기차 충전소’가 주목 받는 이유

이동식 전기차 충전소 ‘라이트닝 모바일’. 사진=라이트닝 e모터스이미지 확대보기
이동식 전기차 충전소 ‘라이트닝 모바일’. 사진=라이트닝 e모터스

미국 콜로라도주 러브랜드에 있는 ‘라이트닝 e모터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다. 그러나 라이트닝 e모터스가 전기차를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이동식 전기차 충전소, 즉 전기차용 급속 충전장비를 탑재한 특수 트럭 ‘라이트닝 모바일’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업체다.

라이트닝 모바일이 기존 전기차 충전소를 대체할 목적으로 애초에 개발된 것은 아니다. 미국 뉴욕시 등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깔리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충전소 개념으로 개발됐다.

충전소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주행 도중 방전 된 전기차들이 길가에서 긴급히 충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얘기. 그렇기 때문에 아직 양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고 뉴욕에서 긴급출동 형태의 시범적인 충전 서비스에 착수한 상황이다.

◇다양하게 확대 가능한 용도

그럼에도 라이트닝 e모터스의 전망은 상당히 밝아 보인다.

이 회사의 닉 베티스 마케팅 및 판매 본부장은 최근 오토모티브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기차 충전소가 적은 지역의 충전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한 시범 서비스를 목적으로 개발한 제품이지만 많은 기업들에서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상당수 기업들과 주문 상담을 하고 있는데 100대 이상의 주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주가 되는대로 바로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니트 본부장에 따르면 라이트닝 모바일에 관심을 표시하는 기업들은 이 제품을 긴급 충전 장비로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동식 은행점포가 은행이 없는 지역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듯 라이트닝 모바일을 전기차 충전소가 없는 지역에 배치해 저렴한 심야전기로 미리 충전을 한 다음 전기차 충전 수요가 몰린 시간에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가 발전 장비로 활용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상당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밖에 이 제품을 이용해 전기차 충전 시설이 없는 호텔과 호텔을 오가면서 심야시간에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고려하는 업체들도 있고 전기차뿐 아니라 호수를 낀 대규모 휴양지 등 전기보트를 비롯해 전기로 구동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업장에서 손님들이 몰고온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장비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식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모든 지역에 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생길 수 밖에는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는데 이동식 충전소가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자동차협회의 경험


그러나 노변 충전 용도의 이동식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

미국자동차협회(AAA)의 그레그 브래넌 자동차엔지니어링 담당 이사는 “협회 차원에서 지난 2010년 노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트럭을 개발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전기차가 많이 보급돼 있는 지역에서 시험 운영을 해본 적이 있다”면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짧다보니 방전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방전 사례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시범 서비스를 머지 않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기차 운전자들은 대개 노변 충전은 생각하지 않고 충전소로 견인해 충전을 하거나 충전장비가 갖춰진 집으로 귀가해서 충전하는 것을 주로 생각하는 편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 차가 멈추는 경우에는 이동식 충전소의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