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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은 원전" 여론조사 속에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또다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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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은 원전" 여론조사 속에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 또다시 불발

원안위, 11일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안 논의했으나 결론 유보...완공 1년 넘게 가동 못해
탈원전 반대 교수단체 "여론조사 결과 원전 확대·유지 선호가 축소 선호보다 2.4배 많아"
원자력 학계 "국민 여론 수렴해 탈원전 정책 재고해야"...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촉구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 1·2호기 모습. 사진=경북도이미지 확대보기
경북 울진에 있는 신한울 1·2호기 모습. 사진=경북도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은 원자력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정부 당국이 지난해 이미 완공된 신한울 1호기 운영 허가를 또다시 미뤄 논란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이날 제140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 운영 허가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회의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일부 원안위 위원들이 일부 서류 미비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해 결론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원안위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부터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2차례 운영 허가 관련 보고를 받았으나 지금까지 결정을 미뤄왔다. 원안위는 관련 안건을 추후 다시 상정할 예정이다.

신한울 1호기는 1.4기가와트(GW) 규모로 지난해 4월 완공됐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우리 기업들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장착한 원자로와 같은 원자로인 'APR1400'이 장착됐다.

신한울 1호기는 운영 허가를 받아 연료만 장전하면 6개월 가량 시험가동을 거쳐 상업 운전이 가능한 상태이지만 완공 후 1년 넘게 가동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신한울 3·4호기 역시 지난 2015년 건설계획이 확정돼 공정률 10%까지 진행됐으나, 2017년 6월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문 대통령이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건설 중단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학자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찬성여론이 반대여론보다 1.8배 많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 60여개 대학 220여명의 교수가 참여하는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에교협)'는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원자력노동조합연대와 공동으로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진행한 '2021년 상반기 에너지정책 국민인식 조사'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4일~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1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였으며, 에너지·원자력정책 관련 15문항을 질문했고, 응답률은 11.9%(총 통화 8565명 중 1021명 응답완료),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이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적합한 발전원을 묻는 질문에 원자력이 36.1%로 1위, 태양광이 31%로 2위를 차지했다.

또한, 향후 원자력 발전비중 선호를 묻는 질문에 확대와 유지를 합한 비율이 68.6%, 축소는 28.7%로 나타났다. 원자력 확대 또는 유지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축소를 선호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2.4배에 이르는 셈이다.

특히,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묻는 질문에 찬성 28.6%, 반대 16.4%, 판단유보 23.9%, 모름 31.1%로 나타나, 아직 많은 국민이 신한울 3·4호기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판단을 못하고 있지만 의견이 있는 사람 중에는 건설재개 찬성이 반대보다 1.8배 많았다.

에교협 관계자는 "원전 확대·유지 선호가 축소 선호의 2배를 넘는다는 것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탈원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이번 조사 뿐만 아니라 수차례 원자력 인식조사 결과 탈원전과 신한울 3·4호기 건설취소가 국민 여론에 반하는 정책임이 드러난 만큼 정부는 최소한 이를 확인하기 위한 국민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지만, 같은 원전임에도 이미 10%나 건설한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제쳐두고 아직 개발단계에 불과한 SMR에 지출을 늘리겠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원전산업의 트렌드인 SMR 개발은 지속하되, 수천억 원의 매몰비용 발생을 막고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