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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1년 인천공항공사, 새 사장 취임 4개월째 정규직 전환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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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1년 인천공항공사, 새 사장 취임 4개월째 정규직 전환 '오리무중'

2월 초 김경욱 사장 취임 이후에도 노사 협상자리 없고 '본사 직고용' 방침도 변화 없어
인천공항공사 본사 정규직 노조·보안검색요원 일부 노조 통합 출범..."고용 안정 최우선"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통합 노동조합인 인국공노동조합이 9일 출범식을 개최하고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국공노동조합 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통합 노동조합인 인국공노동조합이 9일 출범식을 개최하고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인국공노동조합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른바 '인국공 사태'가 발생한지 1년, 인국공 사태 여파로 새 사장이 취임한지 4개월이 지났음에도, 인국공 사태의 발단이 된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문제를 한 발짝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13일 인천공항공사와 노조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월 2일 김경욱 사장이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문제에 별다는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보안검색요원 비정규직 1902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문제는 지난해 6월 21일 구본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한 후 본사 직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발표한 직후 노조측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어 1900여명이 한꺼번에 공기업 본사 정규직이 된다는 점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취업준비생 등은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반대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인국공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2017년 5월 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이후 입사한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공개경쟁채용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소방직 47명이 탈락해 해고되기도 했다.

이후 구본환 전 사장은 국토교통부의 해임건의에 의해 같은 해 9월 해임됐다. 국토부는 태풍 부실대응 등을 문제삼았으나, 일각에서는 인국공 사태에 대한 꼬리자르기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후 사장 공석 4개월만인 지난 2월 초 김경욱 사장이 취임했고, 김 사장 취임 후 다시 4개월이 지났지만,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문제는 여전히 지난해 6월 인국공 사태 발생 당시 상황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으로 구성된 한 노조 관계자는 "구 전 사장 해임 이후 사장 공석으로 정규직 전환 문제는 거의 논의되지 못했다"며 "김경욱 사장 취임 이후에도 노사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적이 없고 본사 직고용 방침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공항공사 본사 정규직 노조와 보안검색요원으로 구성된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9일 통합을 선언하고 '인국공노동조합'을 새로 출범시키기도 했다.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노측의 세력을 규합해 사측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그만큼 인천공항공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본사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합 노조의 두 축은 본사 정규직 노조인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과 인천공항 제1터미널 보안검색요원으로 구성된 '인천공항보안검색운영노동조합(운영노조)'이다.

운영노조는 애초부터 '고용 안정'이 최우선이며, 본사 직고용이든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이든 방법은 그 다음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인국공노조 관계자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추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오히려 노동자를 해고 위기로 내몰았다"며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인 졸속 정규직 전환 정책은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모두에게 외면을 받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 노조를 출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인국공노조에 따르면, 해고된 소방직 노동자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으나, 인국공 사태 해결이 요원해지면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노동자의 고용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인국공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의 본래 취지인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집중하고, 국민이 염원하는 투명한 정규직 전환으로 공정한 대한민국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에 진척이 없는 이유는) 보안검색요원 내부에서도 직고용 추진과 자회사 잔류 등 의견 대립이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와 같은 갈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보안검색 노동단체와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직고용 추진 시 경쟁채용이 불가피한데 소방대 직고용 사례 감안 시 30% 이상 탈락이 예상되는 만큼 갈등없는 합리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공개경쟁채용 과정에서 탈락한 소방직 47명의 구제 계획과 관련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 3개 자회사 직원 충원 시 5~10% 가점을 부여하는 등 탈락자를 우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미 공개경쟁채용 절차에서 탈락한 사람을 추후 신규 공개경쟁채용 절차에서는 가점을 부여해 우대한다면, 이는 일관성 없는 정책일 뿐 아니라 또 다른 불공정경쟁 채용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후 진행 과정이 주목된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