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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상승세 심각…‘선시공 후분양’ 대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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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 상승세 심각…‘선시공 후분양’ 대안되나

업체 초기자금 부담 불구 가격 거품 해소 효과 기대
장·단점 뚜렷…정책결정권자·업계 등 긴밀 협의 필요

선시공 후분양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인근에 선분양 후시공으로 먼저 들어선 아파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최환금 전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선시공 후분양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인근에 선분양 후시공으로 먼저 들어선 아파트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은 기사 특정사실과 무관함.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10억, 30억, 50억…
지구 인구수가 아니다. 아파트 가격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까지 전국의 아파트 시장이 초고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른바 '로또 돼야 사는 아파트'로 한때 부(富)의 상징이며 '부자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의 경우 1차 전용면적 164.97㎡가 37억 원이 넘는 시세를 보이고 있는데, 1년 새 3억 원이 상승한 가격이다.

부산의 경우는 더 가파르다. 부산 금정구 롯데캐슬골드2단지 전용 133㎡가 9억 원으로 불과 2개월 만에 2억 원 가까이 올랐다.

이는 국토교통부 5월 마지막 주 실거래가 자료에 나타난 것으로, 서울·경기·지방 아파트가격 상승폭이 일주일만에 더욱 확대됐다. 6월 1일 다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중과 등 세금 인상을 앞두고 매물을 거두는 버티기 현상 등으로 호가가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로 재건축의 경우는 예상을 초월한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대규모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음에도 3.3㎡ 평균 5668만 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분양가는 전용 49㎡가 10억∼11억 원, 59㎡가 13억∼14억 원, 74㎡가 17억∼18억 원 선으로, 당첨되면 10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생긴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95㎡가 최근 26억 원에 거래돼 비슷한 면적인 래미안 원베일리 59㎡의 경우 12억 원의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아파트 가격이 심상치 않다. 아니 일반적인 단계를 넘어선지는 이미 오래인 듯하다.

현재 아파트 공급은 착공과 동시에 분양이 이뤄지는 '선분양' 형태가 대부분이다. 선분양은 분양 후 입주 때까지 2~3년 동안 가격이 대폭 상승해 이른바 '로또아파트'로 불리면서 투기수단이 되기도 한다.

선시공 후분양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선시공 후분양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따라서 현재 천정부지의 현상을 보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더불어 선(先)시공 후(後)분양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대학교 부동산 전문 교수는 "정부의 투기억제대책이나 부동산 규제정책이 강화 및 지속될 경우 이에 따른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재건축 규제,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전세 및 임대보증금 지원, 공공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등을 통해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후분양제의 경우 도입땐 아파트 가격 거품이 사라져 하락세를 기대할 수 있다"며 "후분양제로는 단기 투자수익을 기대하지 못해 결국 투기 수요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분양 방식은 주택시장이 제도적인 강제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닌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따라서 후분양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됨으로써 아파트 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후분양을 하게 되면 건설업체의 초기 사업비 부담이 커지는 등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많다.

서울시 은평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후분양은 건설사들의 사업비 부담으로 분양가에 금융비용이 포함되는 등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더구나 공정이 80% 이상 완료된 후 분양을 하게돼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손실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들 역시 후분양은 입주 시점이 가까워 선분양과 달리 짧은 기간에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면서 "후분양제 도입땐 건설업체와 수요자 모두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느 제도든, 어떤 정책이든 일장일단은 있다. 선분양 후시공제나 선시공 후분양제 역시 장·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선분양제와 후분양제를 적절히 혼합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결론적으로 선분양, 후분양 모두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정책결정권자와 업계 등 상호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건설업체와 수요자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유효적절한 정책 마련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