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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서민들은 좋아졌다는 ‘0.1%’ 느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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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서민들은 좋아졌다는 ‘0.1%’ 느끼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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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은 1.7%를 나타냈다고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빠른 경기회복을 알려주는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나라 경제를 총괄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글을 올리고 있었다. “잠정치는 속보치 때 미처 반영하지 못한 추가지표, 추가상황 등을 반영하게 되는데, 2020년 이후의 성장률 상향조정은 코로나 위기극복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강한 반등을 이루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글을 공유하면서 “국민과 경제주체들이 희망과 자신감을 가져주시고, 경제당국에도 ‘화이팅!’을 보내주시면 좋겠다”고 쓰고 있었다.

그렇지만 서민들은 그 ‘0.1%포인트’의 의미나 중요성을 알 수가 없다.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알 능력이 없다. ‘0.1%포인트’가 좋아진 것을 느낄 만큼 경제를 이해할 수도 없다.

성장률이 더 뛰어서 ‘0.3%포인트’, ‘0.5%포인트’가 높아졌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민들에게는 관심 없을 ‘0.1%포인트’였다.

서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퍼센트’가 있다면 물가가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식료품물가다. ‘장바구니 물가’가 얼마나 올랐다는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퍼센트’다.

실제로 서민들은 두 자릿수로 오른 ‘장바구니 물가’에 질리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치솟고, 달걀마저 ‘수입달걀’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6월 달걀 수입 규모를 당초의 5000만 개에서 7000만 개로 2000만 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1억4400만 개를 수입했는데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서민들이 느낄 만한 ‘퍼센트’가 더 있다면, 은행 이자율을 나타내는 ‘퍼센트’다. 은행 이자를 얼마나 물어야 하는지 바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다. 가계부채가 1분기 말 현재 1765조 원에 달하고 있어서 관심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얘기를 꺼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지면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11조8000억 원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또 있다면, 집값과 전셋값 상승률을 나타내는 ‘퍼센트’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86.5%나 올랐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9.9% 오르고 있었다.

소득이 따라서 늘었다면 물가도, 집값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서민이 있다면 아마도 ‘천연기념물’이다. 그래서 이런 ‘퍼센트’는 서민들의 머리에 제대로 입력되고 있다.

일자리도 다를 수 없다. 홍 부총리는 5월 고용지표와 관련해서도 글을 올리고 있었다. “일자리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내용 측면에서도 개선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쓰고 있었다. 또,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80% 이상의 일자리가 회복된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서민들은 그 ‘회복된 상황’을 별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일자리가 그만큼 회복되었다면 소비도 따라서 좀 늘었어야 할 텐데, 동네 골목상권은 여전히 허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이들은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쩔쩔매는 게 현실이다.

당장 먹고사는데 바쁜 서민들의 ‘퍼센트’는 정부나 경제를 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퍼센트일 수가 없다. 그런데 난데없이 ‘0.1%포인트’를 가지고 자화자찬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