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말은 시가총액 220억 달러의 특수화합물 제조업체로 리튬 화합물에 강하다. 리벤트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원재료 생산업체다. 두 회사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3~4배로 뛰었다. 중국 희토류의 선봉장으로서 아프리카 등에서 자원을 사들이고 있는 차이나 몰리브덴의 홍콩 상장주도 최근 1년 사이 2배로 급등했다.
탄소 제로의 기둥은 전기차(EV)와 재생 가능 에너지인데 모두 대량의 희귀금속이나 희토류를 사용한다. 일본 자원에너지청의 '2050년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향한 광물자원 정책'에 따르면, EV 100만 대를 생산하려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 연 7150t, 코발트 연 1만 1000t이 필요한데 이는 2018년의 일본 내수 총량에 필적한다.
테슬라가 2030년에 목표로 하는 EV의 생산 대수는 이 규모의 20배인 2000만 대다. EV 1대는 스마트폰 1만 대 분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해상 풍력의 대형 축전지는 EV 수만 대 분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배터리와 모터에 쓸 자원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리튬은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코발트는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 고성능 모터에 필수인 네오디뮴 자석에 사용되는 희토류는 중국 등에 각각 밀집돼 있다.
이뿐이 아니다. 코발트는 스위스의 자원 중개업체 글렌코어와 중국 자본이 생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보는 배후에는 이런 전쟁과 위기감이 깔려 있다.
일본도 지난 2010년, 소지쓰가 석유 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함께 호주 희토류 업체 라이너스가 벌이고 있는 서호주 희토류 개발과 말레이시아의 제련 사업에 2억 5000만 달러를 출자해 일본 총 소비량의 30%를 확보했다.
지난 4월에는 닛산과 혼다, 마쓰다와 덴소 등 일본 자동차업체와 파나소닉, 스미토모금속광산, 아사히카세이, 미쓰비시머티리얼, 도시바 등 55개 사가 '배터리공급사슬(BASC)'을 설립했다.
유럽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년 6월,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독일 배터리 대기업 바르타의 축전지 플랜트 확장에 3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또 BMW의 축전지 연구에 6000만 유로, 바스프에는 축전지 재료 연구에 1억 7500만 유로의 조성을 결정했다.
2021년 1월에는 EU 12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유럽 배터리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총 29억 유로의 조성을 결정했다. 독일과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등 12개국, 42개 기업이 진행하는 연구개발로서, 배터리의 원재료로부터 부품, 제품, 재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케미칼은 폴란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했다.
또, EV용 배터리 세계 최대기업인 중국의 CATL은 옛 동독의 튀링겐에서 2022년부터 14기가와트시(GWh) 공장을 시작해 향후 24기가와트시까지 확장한다. 이는 CATL 첫 해외 공장이다. 장쑤성에 본사를 둔 SVOLT도 독일의 잘란트에 총 20억 유로를 투자해 EV용 배터리로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으로 최대 200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유럽이 2017년 시작한 유럽 배터리 동맹(EBA)은 "2025년까지 적어도 매년 600만 대의 EV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