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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업계가 '노르웨이'를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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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업계가 '노르웨이'를 주목하는 이유

주요 국가별 전체 신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판매량 비율. 사진=호주 교통부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국가별 전체 신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판매량 비율. 사진=호주 교통부
전세계 전기차 제조업계의 시선이 북구 유럽의 노르웨이에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 테슬라가 미국 기업이라는 갓만 보면 미국의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1인당 전기차 보유대수를 기준으로 보면 노르웨이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최근 집계한 결과 새로 팔리는 차량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을 세계 20개국을 대상으로 따져보니 노르웨이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노르웨이에서 판매되는 전체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60%에 달한 반면 미국은 바닥 수준인 2% 정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정부 정책과 가격


어떤 배경이 있길래 이런 차이가 발생하고 있을까. 전기차 보급율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가격이다.

노르웨이에서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율이 60%라는 얘기는 거리에서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많다는 얘기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감히 예상하지 못한 현실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전기차 관련 세제를 전기차 가격을 최대한 끌어내리는 방향으로 운영해온 것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공해유발 주범에 속하는 내연기관 차량에 대해서는 탄소배출 세금을 부과해 퇴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온 것이 주효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을 사려면 기본 부가세 25%에다 탄소배출 관련 세금 최고 20%까지 내야하고 기타 자질구레한 세금이 여럿 더 있다. 노르웨이는 아울러 전기차의 도로 통행료까지 면제해주는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장려 정책도 펴왔다.

그러나 포브스는 이 문제를 전기차로만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버스와 기차를 비롯한 대중교통망의 혁신, 적극적인 전기 자전거 보급 정책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라는 것.

◇미국과 다른 환경


다양한 형태로 전기차 육성 정책을 전개해온 결과 노르웨이에서 유통되는 전기차 가격은 과거에 비해 놀라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다 전기차의 단점에 속하는 짧은 주행거리도 노르웨이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점도 전기차의 빠른 보급에 기여했다. 국토 면적이 미국 뉴멕시코주와 비슷한 정도의 크기라 그렇다.

테슬라 전기차가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과 달리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는 일본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전기차 닛산 리프.

◇막대한 수력발전 인프라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막대한 수력발전 인프라도 전기차 보급에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노르웨이 전역에 있는 수력발전소가 무려 1500곳이 넘는데 여기서 나오는 전기로 노르웨이 전 국민이 사용하는 전력의 96%를 해결하고 있다. 더 중요한 점은 수력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료가 미국은 물론, 유럽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저렴하는 사실이다.

게다가 그 대부분은 댐을 지어 수력을 얻는 발전소가 아니라 댐이 필요 없는 수로식 발전소여서 친환경적이라는 이점까지 안고 있다.

전기차를 굴리는 전력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이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