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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바이오' 이끄는 SK바이오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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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K바이오' 이끄는 SK바이오 형제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위탁생산개발 호실적 등 글로벌 생산기지로 주목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신약 세노바메이트 독일 출시…유럽 공략 가속화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나란히 'K바이오'를 이끌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과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생산, 판매 등을 전담하고 SK바이오팜은 신약 연구 개발을 통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확신 이후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이미지 확대보기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확신 이후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 SK바이오사이언스, 노바백스 CDMO…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도 순항


지난 3월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 1분기 매출이 112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2% 늘었고 영업이익은 537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개발(CDMO)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후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CDMO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최근 실시한 마지막 대규모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면서 국내 CDMO를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도 덩달아 관심이 모였다.

노바백스가 개발한 백신 'NVX-CoV2373'은 올해 1~4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18세 이상 2만9960명을 대상으로 효능, 안전성, 면역 유전성 등을 평가한 결과 예방효과 90.4%를 기록했다. 보통·중증 코로나19 질환에 대한 예방률은 100%였고 영국발 알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93.2%의 예방률을 보였다.

노바백스는 오는 9월 말까지 미국, 유럽 등에서 긴급사용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국은 노바백스 백신 총 4000만 회분을 확보해 올 3분기 내 최대 2000만 회분을 도입할 계획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 물량 전부를 위탁개발 생산한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가운데)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 권영세 안동시장이 L하우스 증설과 부지 매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이미지 확대보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가운데)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 권영세 안동시장이 L하우스 증설과 부지 매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높아진 백신 수요를 반영해 최첨단 백신 설비를 확충하고자 경북 안동에 위치한 백신 공장 L하우스에서 경북도, 안동시와 공장 증설·부지 확장 투자를 위한 MOU(투자양해각서)도 맺었다.

회사는 오는 2024년까지 약 1500억 원을 투자해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 등의 최신 백신 생산 시설을 보유한 L하우스의 제조 설비를 증설하고 mRNA, 차세대 Viral vector 등 신규 플랫폼 시설을 구축하게 된다.

또 기존 L하우스 부지 인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에 조성되고 있는 경북바이오 2차 일반산업단지 내에 약 9만9130㎡(3만 여평)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공장 규모를 약 16만1000㎡(5만 여평)로 확장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공장 증설 등을 통해 확대된 백신 생산량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도 주목 받는다. 내달 중 임상 3상 진입을 계획 중인 합성항원 백신 GBP510 개발은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국제민간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CEPI로부터 임상 1·2상 진행, 공정개발과 변이주 관련 연구 비용 등을 지원받은 데 이어 지난달 1억734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추가 지원 받으면서 총 2억1010만 달러(2300억 원)를 확보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GBP510에 대한 CEPI의 전폭적인 지원은 이 백신 후보물질이 가진 기술적 수준과 잠재적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GBP510으로 변이 바이러스까지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완성하고 공장 증설을 통해 전 세계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공급해 팬데믹 종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7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추가 펀딩 수주는) CEPI로부터 임상1·2상 데이터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GBP510의 니즈는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변이로 인해 독성과 전염성이 강해지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접종은 최소 몇 년간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로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이미지 확대보기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로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로 미국 이어 유럽 시장 진출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데 이어 유럽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이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성인 대상 부분발작 치료제다. 감마 아미노뷰트릭 산(GABAA) 이온 채널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서 전압개폐성 나트륨 전류의 차단을 통해 신경 세포의 반복적인 발화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노바메이트는 이달 초 '온투즈리'라는 제품명으로 독일에서 발매됐다. 독일은 약 40만 명의 뇌전증 환자가 있어 치료제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며 유럽 국가 중 가장 큰 제약 시장을 보유했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온투즈리는 3월 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판매 승인을 획득한지 두 달 만에 출시돼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지난 4일에는 영국 의약품규제청에서 시판 허가를 획득해 본격 진출을 앞두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유럽 시장 내 온투즈리 판매가 확대되면 파트너사(안젤리니파마)에서 판매에 따른 로열티와 함께 매출 실적과 연계된 마일스톤을 받아 막대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스위스 제약사 아벨 테라퓨틱스와 유럽 41개국에 대한 세노바메이트 유럽 상업화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1월 아벨 테라퓨틱스가 이탈리아 대표 제약사인 안젤리니파마에 인수되면서 영업력이 한층 강화됐다.

이 밖에도 SK바이오팜은 뇌종양, 뇌전이암 등을 대상으로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해 전임상 독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희귀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임상 1b·2상을 완료할 계획이고 세노바메이트는 전신발작(PGTC)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 3상에 들어갔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신약 후보물질 도입, 유망 바이오벤처 투자와 같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병행하며 R&D 효율성도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지주회사인 SK와 공동 투자도 추진해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