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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구인난에 식당·화물차 인력파견업 특수...물가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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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구인난에 식당·화물차 인력파견업 특수...물가도 오른다

미국 뉴욕 소재 인력파견업체 RSS의 홈페이지. 사진=RSS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소재 인력파견업체 RSS의 홈페이지. 사진=RS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확대로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미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타면서 채워야 하는 일자리가 급증하고 있으나 구인이 쉽지 않아 인력 부족 사태가 저임금 직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구인난을 극복할 방안이 딱히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구책을 궁리하고 나서면서 임시직 근로자를 제공해주는 인력파견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구인난의 여파로 자동차를 임대하듯 인력을 임대하는 서비스가 특수를 누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화물기사 구인난 가장 심각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구인난을 급한대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임금 수준은 높지 않으면서 단순노동을 필요로 하는 외식업과 물류업 등을 중심으로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인력을 조달하는 방법은 인력업체를 중간에 끼고 사람을 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직접 고용하는 경우보다 인건비가 더 들지만 당장으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쉐프웨어하우스를 경영하는 크리스토퍼 파파스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이런 식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일이 생길 줄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쉐프웨어하우스는 식당과 호텔을 비롯한 접객업소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최근 미국의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업무가 폭증해 배송기사를 대폭 늘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직접 채용한 기사들 만으로는 필요한 인력을 다 채울 수 없어 인력파견업체에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파파스 CEO는 “몇달전부터 경기가 살아났지만 뉴욕 내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애틀랜타주를 비롯해 멀리 떨어진 다른 주의 인력을 제공받는 도리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쉐프웨어하우스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일감이 급감한 여파로 배송기사와 물류창고 직원의 40%를 정리해고 한 바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집계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미국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화물차 기사는 9만명에 달했다. 여러 직종 가운데 이 직종에서 코로나발 감원 규모가 가장 컸다.

◇인력파견업체 실적, 화물기사 임금 고공행진


쉐프웨어하우스가 SOS를 친 업체는 화물기사를 비롯한 임시직 근로자를 대기업에 제공하는 뉴욕의 인력파견업체 리저널서플러멘털서비스(RSS).

파파스 CEO는 “임시직 근로자를 쓰게 되면 기본 임금에다 소개료까지 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뿐 아니라 원거리에서 온 근로자들이기 때문에 숙소 문제도 당연히 해결해줘야 한다”면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늘어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도가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주로 배송기사를 연결해주고 있는 RSS의 리치 제닝스 부사장은 “쉐프웨어하우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 전역의 업체들에서 비슷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포춘지가 선정한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에서도 구인난을 해결하지 못해 우리에게 매일같이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특히 외식 관련 업계의 사정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30년전 설립된 RSS의 경영실적도 덩달아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지난해 창업 이래 최고 매출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는 전년대비 600%의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을 정도.

화물기사 인건비도 사상 최고를 달리고 있다. 제닝스 부사장은 “화물기사 임금이 이렇게 올라간 것은 여지껏 본적이 없다”면서 “일주일 일하고 3000달러(약 340만원)를 받는게 요즘엔 흔한 일이 됐고 화물기사 면허증이 금값이 됐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 요인되나


이같은 현상은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태세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월 기준 화물수송 분야의 평균 생산자물가가 전년 대비 10%나 올랐다”먼서 “이런 움직임은 물류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식료품 가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쉐프웨어하우스의 경우 고객사에 제공하는 5만5000개 품목의 가격을 지난 1분기 들어 평균 7%나 인상했다.

화물 또는 배송기사가 처리하는 업무는 한번 투입되면 10~12시간 동안 일해야 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이라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항상 인력이 부족했던 분야였다.

미국식자재유통협회(IFDA)가 최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식업과 관련해서만 미국 전체적으로 현재 부족한 인력은 배송기사 1만5000명, 물류창고 근로자 1만75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