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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외투기업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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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외투기업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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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최대 부국인 나이지리아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사업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주들에게 유리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없어 투자를 철회하고 빠져나가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자 세계에서 7번째로 인구가 많다. 2019년 말 기준 추정 인구는 2억600만 명이다.

나이지리아 경제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명목 국내 총생산이 4430억 달러,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 총생산이 1조 달러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크다. 또 구매력 평가 기준 국내 총생산으로는 세계에서 24번째다. 많은 인구와 큰 경제 규모 때문에 ‘아프리카 거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12번째로 석유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며 8번째로 많이 수출한다. 2019년 기준으로 나이지리아의 수출액은 약 648억 달러로, 석유 수출액이 451억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약 70%를 차지한다. 1일 석유 생산량은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2%를 차지한다.

하지만 석유 산업을 차지하기 위한 고질적인 갈등으로 석유 기업과 현지인들 사이의 갈등, 석유 시설의 훼손, 심각한 환경 손상, 치안 문제가 있다.

◇나이지리아의 투자 환경


나이지리아의 투자 환경은 정치적 불안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왔지만 투자를 보호하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해 외국 투자자들이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투자자들은 정치적 배경을 이용하여 외국 파트너를 약화시키고 경우에 따라 투자를 악의적으로 인수한다.
'아프리카의 거인' 나이지리아는 투자하기에는 매력적인 곳이지만 현지 기업들의 텃세가 심한 탓에 외국 투자자들이 잇따라 떠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아프리카의 거인' 나이지리아는 투자하기에는 매력적인 곳이지만 현지 기업들의 텃세가 심한 탓에 외국 투자자들이 잇따라 떠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삼성중공업, 투자 위기에 직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6월 30억 달러(당시 환율 약 3조4000억 원)에 나이지리아 에지나 프로젝트를 수주, 나이지리아 회사와 지분을 투자해 합작 조선소를 세워 완공했다.

나이지리아 합자조선소(SHI-MCI)는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인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를 만들기 위해 설립되었다.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깊은 해양 석유가스전인 에지나 유전을 위해 세계 최대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프로젝트 초반엔 열악한 현지 상황 때문에 원활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1조 원 가량 손실을 내며 아픈 손가락이 되기도 했지만, 완공 후엔 원유 생산에 성공하며 나이지리아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에지나 프로젝트는 길이 330m, 폭 61m, 높이 34m 크기로 저장 용량이 230만 배럴에 상부플랜트 중량만 6만t에 달하는 초대형 해양설비에서 하루 최대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나이지리아 원유 생산량의 10% 수준을 차지한다.

여기에 지난해 나이지리아 합자조선소(SHI-MCI)가 무사고 1200일을 달성하면서 안전성과 생산능력까지 입증 받았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생산법인이 ‘나이지리아 석유 및 가스 박람회(NOGOF 2019)’에서 에너지 개발 사업 관련 공로상도 받았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에 생산기지 마련을 위해 나이지리아 항만청(NPA)과 현지 물류업체 ‘라돌’(라고스심해물류회사)이 보유한 항만부지(약 11만2426㎡)를 임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SHIN)가 라돌 자유구역에 건설한 나이지리아 합자조선소가 라돌과의 분쟁 문제로 위협을 받고 있다.

라돌과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와는 나이지리아 법원에서 소송 중에 있다. 중재는 영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연방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고 나이지리아 회사가 외국 투자자를 쫓아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소송 및 중재는 투자에 큰 부담이고 불이익을 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철회


정치적 리더십의 불안으로 경제 붕괴에 따른 높은 생산 비용, 비효율적인 정책 운용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해 많은 외국인들이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열악한 경제 환경의 가장 최근 피해자는 아프리카 최대의 식료품 소매업체이자 남아프리카 공화국 소유의 매장체인 숍라이트다. 지난 주 15년간의 운영 끝에 나이지리아에서 철수를 발표했다.

전력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 외에도 부패한 정부 기관이 자국 기업을 위해 불공정한 경쟁을 유도한 측면도 겉으로 밝히지 않은 이유라고 한다.

통신 부분에서는 2017년 아부다비의 에티샬라트가 나이지리아의 경영 계약을 해지했다. 이 결정은 17억 달러 규모의 대출 협상이 결렬되면서 이뤄졌다.

금융 부문에서는 2018년 말 영국의 다국적 은행 HSBC, 스위스 다국적 투자 은행인 UBS가 대표 사무소를 폐쇄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소매업체인 트루워스도 아프리카 최대 경제규모를 가진 나이지리아에서 사업을 운영하려 했지만 연방 정부가 부과한 과도한 세금 등 비용 상승을 이유로 2016년 패션 매장을 폐쇄했다.

나이지리아를 떠나는 외국 투자자들은 대부분 나이지라아가 기업하기에 너무 나쁜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돈을 벌 수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석유 및 가스 부문에서 다국적 석유 및 가스 회사는 2010년부터 자산을 점진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로얄 더치 쉘은 석유 절도, 오염 및 지역 사회 문제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사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를 철회한 소매기업과 석유 회사 외에도 여타 투자들도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