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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시장 회복 더딘 이유는 '코로나발 조기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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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시장 회복 더딘 이유는 '코로나발 조기 은퇴'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

뚜렷한 경기 회복세에도 고용시장 회복은 더딘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 팽창 기조를 선뜻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다.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느린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4일(이하 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조기 은퇴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도 노동시장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가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 “조기 은퇴가 고용시장 위축”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고용시장 회복세를 나타내주는 노동시장 참여율이 0.5퍼센트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원인으로 조기에 퇴직하는 근로자가 증가한 것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63.3%를 기록했던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16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을 하거나 일자리를 찾고 있는 인구의 비율)은 코로나 사태의 엄습으로 4월에 수직 폭락한 뒤 지난해 여름까지는 회복세를 보이다 그 이후에는 62% 선에서 머물며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준 지도부도 ‘조기 퇴직 변수’ 주목


미 연방준비제도 지도부에서도 조기 은퇴자 증가세가 고용시장의 흐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앞으로 노동시장 참여율의 향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미 지난 4월 언급한데 이어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계획보다 일찍 퇴직에 나서는 근로자들 때문에 노동시장에 공백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노동시장의 이같은 상황이 1~2년 안에 달라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베이비붐 세대 10명중 한명 “곧 조기 은퇴 계획”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조기 퇴직자 증가는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6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약 7000만명 정도가 베이붐 세대에 속하는데 50~6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미국 최대 보험사 메트라이프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붐 세대에 속한 근로자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조만간 조기 은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퇴직할 마음을 먹은 이유로는 응답자의 3분의 1가량이 ‘인생은 생각한 것보다 짧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4분의 1은 ‘사랑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메트라이프의 로버타 라팔로프 퇴직연금부문 부사장은 야후머니와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면서, 특히 코로나 사태를 겪는 과정에서 주변에서 병들거나 운명하는 사례를 보면서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느끼면서 직장생활을 일찍 접고 여생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베이붐 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 다양한 조기 은퇴 결과 확인


연준이 조사한 결과에서는 다양한 이유로 조기 은퇴가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준이 최근 펴낸 퇴직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조기 은퇴를 선택한 응답자의 29%가 ‘일하고 싶어도 회사의 방침으로 퇴직할 수 밖에 없어서’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가족을 더 챙겨주고 싶어서’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또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67세 이후까지 일하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한 근로자가 지난해 들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