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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야 산다”…아파트 단지 ‘특화설계’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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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야 산다”…아파트 단지 ‘특화설계’ 경쟁 후끈

브랜드 통한 차별화 이어 실용적, 독자적 구조 설계 나서
조경 등 단지 전체 적용…공급 위주서 소비자 중심시대로

조경 대상을 수상한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조경 대상을 수상한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평범한 것은 싫다"

단순함을 넘어 색다른 차별화로 주목을 받는 시대가 됐다.
일상용품에서부터 초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밋밋한 모습이 아닌 남다른 모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이지 않은 개성적인 스타일은 아파트 단지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일률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나 우수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 외관 및 조경 등에 차별화된 특화 설계 아파트를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층 개별 정원과 독립된 테라스공간, 최상층 넓은 다락방 및 임대 위한 별도 현관문 설치 등 다양한 특화 설계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세대별로 입주민 안전과 건강을 위한 1층 공동현관 살균시스템, 클린엘리베이터, 현관 에어샤워시스템, 청정환기시스템 등 스마트시스템 적용 단지가 확산되고 있다.

외관 형태는 판상형, 타워형 등 다양한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판상형은 채광이 우수해 일조량이 높고, 맞통풍과 환기에 유리하며, 타워형은 Y자형, ㅁ자형, 十자형 등의 방산형 방식으로 탑을 쌓듯 올린 아파트 구조다.
판상형은 일렬로 늘어서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로 불리지만 채광이 좋고 맞통풍 구조에 환기가 잘되는 이점이 있다. 단순한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2베이, 3베이, 4베이 등으로 발코니를 확장해 면적 활용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동간 거리가 짧을 경우 마주보는 앞동에 노출돼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고 앞동과 뒷동으로 인해 일조권을 방해받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고양시 삼송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가 넓은 잔디광장 조성 후 미술 작품을 설치해 주민 호응이 높다. 사진=최환금 전문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고양시 삼송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가 넓은 잔디광장 조성 후 미술 작품을 설치해 주민 호응이 높다. 사진=최환금 전문기자

이에 비해 타워형은 초고층 건축이 가능하고 다이내믹 스타일 등 다양한 외관이 가능하며 내부 역시 여러 스타일의 구조와 평면 설계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각 공간을 독립적인 형태로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소 복잡한 구조로 인해 채광이나 통풍, 환기가 부족한 단점도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판상형과 타워형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한 혼합형 아파트도 등장했다. 정방향이 아닌 남서향과 남동향으로 배치해 혼합형은 타워형의 단점인 일조권 그리고 판상형의 단점인 조망권을 보완해 인기를 더하고 있다.

외부 변화의 대표적인 것이 조경이다. 이전에는 동간 주차장 구조로 인해 지상에는 자동차가 가득해 보행에도 불편하고 주민 안전도 우려됐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스타일이 대세다. 따라서 자동차들이 지하 주차장으로 집중되므로 지상 활용도가 다양해졌다.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지상 전체가 공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녹지로 채워졌다. 잔디로 구성된 넓은 공간 곳곳에 조각 작품들을 설치해 마치 대형 야외 미술관 같은 조경을 구성해 주민 만족도도 높다.

인근 지축지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역시 지하주차장 설계로 지상은 다양한 조경 설치가 가능했다. 넓은 공간에 다양한 수목으로 조성한 구조로 '조경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내부 평면 구조 역시 일률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가변형 벽체 및 높은 천장고, 수납공간 확대 등 생활의 편의성을 더한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시스템도 친환경 에너지 절감 기술 적용과 첨단 정보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홈 서비스 등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양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단순하게 아파트만 지어 공급하면 외면 받는 시대가 됐다"며 "이에 건설사들도 주거 기능만 제공하는 아파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특화설계를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없는 지상 구조는 이미 일반화된 양상"이라면서 "지하주차장도 주차 기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주차 편의를 위해 주차공간을 기존보다 넓게 배치해 이른바 '문콕' 등 접촉사고를 예방하는 등 안전성을 높여 조성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이른바 '짓기만 하면 무조건 팔린다'는 공급 위주의 구조에서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는 소비 위주로 변화되고 있다.

이에 '다르면서 좋은 집'을 원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주택 내, 외부 스타일에 이어 시스템이나 편의성 등으로 특화, 차별화에 나서야 하는 주택건설업체들의 고민이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되고 있다.


최환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gcho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