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행 3세대 실손보험은 이달 말까지 판매하고 기존에 가입한 고객들이 4세대 실손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다. 동양생명은 실손보험의 극심한 적자를 판매 중단의 이유로 꼽았다.
앞서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라이나생명 등이 2011∼2013년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2017∼2019년에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 등이 잇따라 손을 뗐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부터 취급을 중단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꺼리는 것은 높은 손해율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123.7%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보험사가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손해율이 지속해서 악화되자 보험료도 인상돼왔는데 병원 이용이 적은 가입자에게도 같은 인상률이 적용되면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실손보험 적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4세대 실손보험을 들고 나왔다.
4세대 실손보험에는 의료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가 도입됐다. 할인·할증 적용 단계는 5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보험료 5% 할인, 2등급은 유지, 3등급은 100% 할증, 4등급은 200% 할증, 5등급은 300% 할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미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80%가 이용 중인 1~2세대 실손보험이 매년 2조 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업계는 이들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