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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금리 인상이 반가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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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금리 인상이 반가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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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경기 회복세에 맞춰서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연내’ 인상이면, ‘하반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은행 등 일반은행의 금리도 따라서 오를 것이다.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서민들은 야단이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높아지면 이자 부담은 11조8000억 원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자영업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게 생겼다.

서민뿐 아니라 은행돈을 많이 쓰고 있는 기업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주로 중소기업들이 그렇다.

정부도 안심할 수 없다. 나랏빚을 잔뜩 늘려놓은 상황에서 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진 자’에게는 금리 인상이 오히려 반가울 수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뿐 아니라 예금금리도 따라서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예금해놓은 돈에 붙는 이자도 당연히 불어나게 되는 것이다.

‘없는 자’는 더 허덕이면서 ‘죽을상’이 되고, ‘가진 자’는 느긋한 표정이 되면, 나라 경제는 기대했던 ‘V자형’ 회복이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결국 ‘K자형’ 구조가 될 게 뻔하다. 알파벳 ‘K자’처럼 회복되는 사람은 빠르게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여건이 악화되는 것이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제 위기를 넘기자며 돈을 엄청나게 방출한 후유증이다.
우리에게는 이미 치솟는 금리 덕분에 ‘가진 자’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과거사’가 있다. 20년 전 ‘IMF 외환위기’ 때 그랬었다.

당시 ‘가진 자’들은 금리가 하늘을 찌르면서 ‘돈 놓고 돈 먹기’ 식으로 자산을 불리고 있었다. 반면 서민들은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쩔쩔매야 했다.

물론 ‘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금리가 오르면 가뜩이나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