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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신속 백신접종소 긴급 설치...델타변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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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신속 백신접종소 긴급 설치...델타변이 막는다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설치된 ‘신속 백신 접종소’. 이곳은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아스널의 홈구장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설치된 ‘신속 백신 접종소’. 이곳은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아스널의 홈구장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 백신으로 전국민 백신 접종에 공격적으로 나서 한때 안정을 되찾는 것으로 보였던 영국에서 전파력이 기존 코로나보다 강한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 확산으로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다시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19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모든 성인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영국 정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부터 코로나 방역 해제를 위한 마지막 조치를 취하려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가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긴급 접종소(grab-a-kab)’ 카드를 꺼내들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축구장, 쇼핑몰 등에 ‘신속 접종소’ 긴급 설치


26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보건당국은 축구장, 쇼핑몰, 영화관 등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잉글랜드 관할 대규모 시설 수백곳에 신속 백신 접종소를 긴급 설치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부터 신속 접종소들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기존 접종 시설과 이번에 설치된 신속 접종소의 가장 큰 차이는 미리 예약하지 않고 방문해도 신속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것. 코로나 진단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워크스루 진단소’와 유사한 형태다.

백신 접종 주무부처인 잉글랜드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사이먼 스티븐스 최고경영자(CEO)는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예약 없이도 일주일 내내 오전 7시에서 오후 11시 사이에 손쉽게 백신을 맞을 수 있다”며 신속 접종소를 적극 활용해줄 것을 독려했다.

더들리, 콜체스터, 입스위치 등지에서는 이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어르신 등을 위해 셔틀버스도 운행될 예정이라고 NHS는 밝혔다.

◇집단면역 달성에 차질 우려

신속 접종소의 목적은 물론 델타 변이라는 새로운 변수에 대응해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있다.

특히 영국 전체 성인의 83% 이상인 4300만여명이 백신 접종을 한차례 완료해 집단 면역 달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터에 델타 변이라는 커다란 복병을 만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델타 변이로 코로나 환자가 크게 증가할 경우 전국민 집단면역을 위한 백신 접종률을 더 올려야 할지도 모르는 난감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NHS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런던의 50세 이상 2회 접종률은 83.1%이고 잉글랜드 전체적으로는 90%를 웃돌고 있다.

그럼에도 델타 변이로 인한 상황 악화 가능성에도 접종률을 추가로 끌어올리는 조치 없이 높은 접종률을 근거로 당초 예정대로 19일 코로나 방역 단계가 최종적으로 해제될 경우 코로나 사태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을 비롯해 아직 접종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지역에 대한 접종이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달 19일부터 방역 조치가 전면적으로 풀릴 경우 사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19일까지 모든 성인에 대한 1차 접종을 끝내고 전체 인구의 65%에 2차 접종을 완료한다는게 그동안 영국 정부가 추진해온 계획이다. 통상 집단면역은 전국민의 60~70% 가량이 백신을 맞아야 형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6~27일(현지시간) 기준 영국의 코로나 감염 및 백신 접종 현황. 사진=가디언이미지 확대보기
26~27일(현지시간) 기준 영국의 코로나 감염 및 백신 접종 현황. 사진=가디언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