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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지역난방공사 흑자전환·수익 다각화 '호재', 유가·나주발전소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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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지역난방공사 흑자전환·수익 다각화 '호재', 유가·나주발전소는 '변수'

2018년 황창화 사장 취임 이후 고강도 자구노력, 지난해 당기순익 279억 3년만에 적자 탈출 성공
경영평가 B등급 상승...국내최대 열수송관 인프라에 수소전지·풍력·폐자원에너지화 등 수익 다각화
국제유가 상승, 지자체와 갈등 나주 SRF발전소 가동 불안정성, 매출증가율 감소 지속은 '부담 요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집단에너지 본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신사업 '쌍두마차 질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율성 높은 분산형 집단에너지 플랫폼 구축과 폐자원 에너지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에 앞장 선다는 공기업 본연의 업무와 역할에 주력한다는 의지인 셈이다.
그러나, 지역난방공사의 질주가 마냥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전남 나주 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수년째 이어진 지역사회와 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으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도 연료비용 증가에 따른 재정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효율적 집단에너지 공급으로 탄소중립에 앞장...폐자원 에너지화도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오른쪽)이 청주지사를 방문해 시설 안전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오른쪽)이 청주지사를 방문해 시설 안전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지역난방공사는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전기와 온수를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 사업과 대단위 지역에 열과 전기를 일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시스템' 사업을 결합해 효율성 높고 환경친화성 에너지를 공급하는 공기업이다.

1985년 11월 집단에너지사업법에 의거해 설립한 뒤 2010년 1월 기업공개한 코스피 상장사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공공 부문의 보유지분이 75%에 이른다. 이달 25일 현재 지분 구조는 ▲산업부 34.55% ▲한국전력 19.55% ▲한국에너지공단 10.53% ▲서울시 10.36%이며, 외국인 지분 비중은 1.75%에 그친다.

지역난방은 독점사업이 아닌 탓에 많은 민간업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지역난방공사의 시장점유율은 과반인 50% 안팎으로 국내 지역난방시장에서 '절대 강자'이다.

강점은 지사별로 자체 열병합발전소 운영 외에 경기 북부 파주에서 마포·강남 등 서울 중심을 관통해 경기 남부 평택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국내 최대 '열수송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구·광주·청주·양산·김해 등에도 열수송관 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지역난방은 주로 아파트와 빌딩이 밀집된 도시지역에서 유용한 에너지 열원 방식으로, 개별 건물들이 보일러 같은 열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집단으로 에너지를 공급받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과 대기오염물질 감축 등 다중효과가 우수한 난방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국내 최대 열수송관 인프라를 토대로 스마트 열그리드 등 선진화된 집단에너지 플랫폼 구축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종신도시를 포함해 평택국제화계획지구, 양산물금지구 등에서 신규 지역난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지역난방공사의 매출 비중은 난방용 온수 등 열공급 56.8%, 전기공급 42.7%로 크게 구분된다.

본연의 업무뿐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능동 대응하는 차원에서 풍력·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발굴과 참여에도 힘쏟고 있다.

경기도 동탄지사는 11메가와트(㎿)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63㎿급 전남 신안 풍력발전사업, 10㎿급 경남 양산 에덴벨리 풍력발전 사업에 지분 투자해 간접 참여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최근 주목받는 신사업은 한국판 뉴딜 40대 중점 프로젝트로 선정된 ▲W2H(Waste to Hydrogen) ▲B2H(Biogas to Hydrogen) 등 폐자원 에너지화 사업이다.

W2H는 폐플라스틱 등을 열분해해 청정유를 생산하고, 추출한 청정유를 다시 수소로 만들어내는 사업이다.

B2H 역시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등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 같은 산업연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W2H·B2H 같은 폐자원 에너지화 사업모델을 지방정부와 연계해 집중 개발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과 함께 신재생사업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임기 3개월 남긴 황창화 사장, '유종의 미' 앞둬...변수는 유가상승과 나주 SRF 발전소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가동 중인 전남 나주 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의 전경.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가동 중인 전남 나주 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의 전경.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지역난방공사는 코로나19 위기 와중에도 흑자전환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일궈냈다. 당기순이익 279억 원을 올리며 3년 만에 흑자경영으로 돌아섰다.

국내외 경제의 최대 악재였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흑자전환 성공은 2018년 10월 취임한 황창화 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의 고강도 자구 노력의 결실이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비상경영대책반을 꾸려 비상경영을 가동한 황창화 사장은 권위주의를 배척하는 합리주의 태도로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황 사장은 적자에 빠진 상황에서 취임해 3년을 거치면서 당기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하는 동시에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도 상향시키는 경영 성과를 거뒀다.

지역난방공사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2265억 원), 2019년(-256억 원) 등 2년연속 적자 늪에 빠져 있다가 지난해 279억 원 흑자로 3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에서 2018년 C등급에서 2019년 적자 폭을 대폭 줄이면서 B등급에 올랐고, 지난해 흑자로 B등급을 지켜냈다.

이처럼 괄목할 만한 경영 능력을 보여준 황창화 사장이 오는 9월 임기 만료로 잔여임기 3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까지는 몇 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

가장 우려되는 변수는 국제유가의 지속 상승과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의 안정된 가동이다.

흑자경영으로 돌아섰지만 부채 비율은 2016년 184.4%에서 지난해 236.7%로 상승했다. 주된 원인은 2017년 12월 준공 이후 지역주민의 반발로 3년 이상 가동하지 못했던 나주 SRF 발전소의 자산손상 2467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나주 SRF 발전소는 지난해 7월 민관협력거버넌스의 합의에 따라 실시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고, 지난 4월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발전소 사업개시 신고가 정당하다고 판결을 받아내면서 순항이 예상됐다. 그러나, 일부 지역주민과 나주시의 반발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발전소 가동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나주 SRF 발전소는 지난 4월 광주지법의 승소 판결과 지난 5월 발전업무 본격 가동 등 정상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지역난방공사 주가가 상승해 시장과 주주의 관심이 높은 소재임을 반영했다.

그럼에도 사법부 1심 판결에 나주시가 항소한데 이어 나주시장이 SRF 야적장을 불시 점검하고 '침출수 유출'을 주장하는 등 양측의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난방공사로선 발전소 정상가동과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의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 상승세도 지역난방공사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요인 중 하나이다.

하나금융투자 유재선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부터 급등한 유가는 지난 2분기부터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판매량에 변화가 없다면 지역난방공사의 실적 방향이 지난 1분기와 달라질 수 있으며, 오는 7월 연료비 정산도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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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공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은 다소 미흡하지만, 수익성은 최근 3년간 꾸준히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하 연결기준)에서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57.5%를 기록했다. 안정성 지표인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로,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난방공사의 유동비율은 2018년 말 66.9%, 2019년 말 64.5%, 지난해 말 63.4%에 이어 올해 1분기 말 57.5%로 조금씩 떨어지는 모양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 5839억 원, 유동부채 9209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유동자산 6631억 원, 유동부채 1조 1535억 원으로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 증가 폭이 더 커졌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1분기 말 기준 230.4% 수준으로, 부채총액 4조 3461억 원, 총자본 1조 8866억 원이었다.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재무 안정성이 '보통'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지역난방공사는 2017년 부채비율 200%를 넘은 이후 2018년 말 262.6%, 2019년 285.3%, 지난해 말 236.7%로 '보통' 수준 진입을 못하고 있다.

성장성 지표에서도 지역난방공사는 1분기 매출액 8481억 원을 올려 지난해 1분기(8550억 원)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9년 -4.3%, 지난해 -11.4%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감소, 감소 추세를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액 2조 989억 원, 영업이익 1329억 원, 당기순이익 279억 원을 기록한 지역난방공사는 수익성 지표에서 최근 3년 연속 호전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343억 원으로 전년동기(1230억 원)보다 다소 늘어났고, 당기순이익도 922억 원을 올려 전년동기(876억 원) 수준을 상회했다.

영업이익증가율은 2019년 190.7%, 지난해 214.7% 이르렀고, 순이익증가율도 2019년 88.7%, 지난해 209.2%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도 2018~2019년 2년연속 마이너스에서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하며 연쇄고리를 끊는데 성공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에서 지역난방공사는 2018년 4.6%에서 2019년 6.1%, 지난해 11.6%로 상승세를 지켜오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0.6%, 2019년 1.8%에서 지난해 6.3%로 크게 개선돼 수익성 호전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