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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 익절, 흑우...암호화폐 투자자 ‘그들만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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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 익절, 흑우...암호화폐 투자자 ‘그들만의 언어’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5] 비트코인 은어·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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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세등등했던 암호화폐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6만 달러를 넘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들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이럼에도 한국 젊은이들은 암호화폐에 몰려 ‘영끌투자’하고 있다.

혼돈의 암호화폐 시장. 주 투자자는 젊은층.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나누는 대화에 은어와 신조어를 모르면 끼어들기 어렵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올라와 있는 신조어로 ‘그들만의 대화’를 만들어봤다.
“비캐 또 스크류바네ㅠㅠ. 존버하자 해놓고 뭐야.”

“난 지난번 좀 익절했어. 그나마 다행이야--”

“그러냐 좋겠다. 난 펜트하우스인데ㅠㅠ”

“그러게 운전수한테 설거지 당했어.”

대충 봐도 투자실패 대화다. 신조어와 은어가 가득하다.

▲비캐:비트코인 캐시 ▲존버:수익 날 때까지 버티기(비속어) ▲익절:차익을 보고 매도 ▲펜트하우스(거주자):차트상 맨 꼭대기에서 구매한 사람 ▲운전수:세력이나 작전을 이끄는 사람 ▲설거지:세력들이 물량을 개인투자자에게 털고 나감
해석해봤다.

“비트코인 캐시가 또 하락세야. 끝까지 버티자고 해놓고 뭐야.”

“난 지난번 좀 차익내고 팔았어. 그나마 다행이야.”

“그러냐 좋겠다. 난 제일 비쌀 때 샀는데.”

“그러게 작전세력이 물량 털어낼 때 샀어.”

비속어와 은어는 암호화폐 카페 등 누리망을 거쳐 신문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조어가 되는 길’을 전형을 따른다. 위 대화에 나온 ‘존버’는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로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존나게 버틴다’라는 10대들이 많이 쓰는 비속어에서 나왔다. 남성 성기와 관련 있다.

“지금이라도 코인 손절” “그래도 존버” 엇갈린 2030


얼마 전 경제신문에 나온 가상화폐 기사 제목이다. ‘존버’ 같은 비속어는 이제 신문에서도 공공연하다. ‘그래도 존버’를 ‘그래도 버티기’라고 하면 안 됐을까.

경제신문에 난 기사 하나를 더 보자.

[#블록체인] 제 아무리 '흑우'라도 이런 실수는 하지 말자


‘흑우’가 뭐지? 만만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를 뜻하는 ‘호구’에서 파생된 말이다. ‘흑두르미’도 비슷한 뜻의 은어다. 호구라도 써도 어색할 텐데 ‘흑우’라니...

비속어나 신조어는 10대들이 주로 쓴다. 줄임 말을 많이 사용하고, 맞춤법을 틀리다 보면 우리말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된다. 어릴 때 언어습관은 고치기 어렵다. 쓰지 말자.

감수 : 황인석 경기대 교수·문화관광특별위원장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