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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드림팀, '백신주권'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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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드림팀, '백신주권' 안겨줄까

K-mRNA 컨소시엄 출범…내년 1억 도즈의 코로나 백신 생산 목표
"각사 역량 모아 항암백신, 차세대 혁신신약 개발까지 실현할 것"
정부 역할 중요…자금 수혈 등 적극 지원으로 '백신주권' 확립해야

유통경제부 이하린 기자
유통경제부 이하린 기자
우리가 '백신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까.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K-mRNA 컨소시엄)'이 최근 닻을 올렸다. 한미약품, 동아제약 계열사 에스티팜·GC녹십자 등 3개 기업이 '원팀'이 되고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지원한다.
K-mRNA 컨소시엄은 크게 두 단계의 목표를 세웠다. 내년까지 전 국민이 1인당 2회 접종 가능한 1억 도즈 분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2023년에는 mRNA 플랫폼 기반 백신 대량 생산 체계를 확립, 10억 도즈 이상 생산해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 mRNA 플랫폼 기반의 항암백신·차세대 혁신신약 개발까지 실현키로 했다. 컨소시엄은 임상과 핵심원료, 대량생산설비 구축 등에 7000억 원을 쏟아붓는다.

이번 컨소시엄이 출범하기 전까지 국내 제약사에게 기술은 공유의 대상이 아닌 지켜야 할 대상이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는 풍토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백신주권을 확보하자는 공동의 목표가 이들을 '팀 플레이어'로 이끌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공동개발 등의 사례가 부분적으로는 있어왔으나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만나 대규모 컨소시엄을 출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업계 전반에서 언제까지나 해외 백신을 공급받을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고, 적어도 내년에는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의 백신을 개발하고자 '드림팀'이 구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단순히 뭉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목표 기한 내에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 단기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초점을 두겠지만 일단 물꼬를 트면 2차 목표대로 항암 백신, 글로벌 백신 등의 개발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백신 개발에는 천문학적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백신 개발과 생산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의 말이 말뿐이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 종식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발 델타형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델타 변이)의 확산세도 매섭다.
K-mRNA 컨소시엄의 역량과 정부의 적극 지원이 합쳐져 '코로나19 백신 국산화' 시계를 앞당겨야 할 때다. 세계 백신 전쟁에서의 승리를 타 제약강국의 몫으로만 남겨둘 수는 없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