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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美혁신경쟁법 최대수혜 기대 속 슈밋 위원장 "삼성전자 반도체 과소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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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美혁신경쟁법 최대수혜 기대 속 슈밋 위원장 "삼성전자 반도체 과소평가됐다"

법안 美하원 통과 앞둬, 60조원 반도체 육성 집중 투입...삼성전자 등 현지공장 신설 투자
구글 CEO 출신 슈밋 日언론 인터뷰서 대만 TSMC 의존 글로벌체인 '삼성 대체능력' 언급 눈길

삼성전자의 차세대 낸드플래시 반도체 'V7 SSD'의 이미지 사진.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차세대 낸드플래시 반도체 'V7 SSD'의 이미지 사진. 사진=삼성전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전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약 520억 달러(약 6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법안이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미국 인텔을 최대 수혜자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만 언론 타이베이 타임즈(臺北時報)는 세계 3대 신용평가기업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미정부가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위기를 타개하고 안정된 글로벌 반도체 소싱(구매거래)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혁신경쟁법(USICA)을 승인했고, 美상원도 인준했다. 현재 美하원 통과를 남겨놓고 있다.

피치 보고서는 TSMC·삼성전자·인텔이 반도체 제조에서 첨단 핵심 기술력과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美혁신경쟁법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美혁신경쟁법이 통과되면 바이든 정부는 총 2500억 달러(약 287조 원)를 재원을 자국 제조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520억 달러는 미국 반도체 연구·설계·제조에 투자돼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이니셔티브)을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피치는 설명했다.

동시에 美상무부는 정부예산 외에 1500억 달러(약 172조 원) 규모의 국내외 민간 투자도 적극 유치해 자국 내 7~10개 반도체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를 투자해 텍사스 오스틴에 새로운 5나노미터급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TSMC도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5나노미터급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한편, 추가로 5개 공장 신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역시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제조시설 2개를 확보할 예정이다.

피치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생산 글로벌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최근 약 12%로 하락한 상태이다.

현재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만 TSMC가 전체의 50~55%를 차지하고 있다.

피치는 TSMC가 스마트폰 모델에서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7나노미터 이상의 고급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파운드리(공장 기반 반도체 전문생산기업)라고 말했다.

다만, TSMC의 경영이 대부분 대만에 집중돼 있어 지진·가뭄·정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어 반도체 제조·공급의 불안정성이 높다고 피치는 우려했다.

구글 CEO 출신의 에릭 슈밋 미국 인공지능(AI) 국가안보위원회(NSCAI) 위원장. 사진=뉴시스/AP
구글 CEO 출신의 에릭 슈밋 미국 인공지능(AI) 국가안보위원회(NSCAI) 위원장. 사진=뉴시스/AP

피치의 이같은 지적은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릭 슈밋 미국 인공지능(AI) 국가안보위원회(NSCAI)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슈밋 위원장은 10일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반도체 조달을 당분간 대만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만이 중국과 관계 등 지정학적 긴장 요인을 안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면서 TSMC를 대체할 공급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슈밋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역할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슈밋 위원장은 “반도체 제조 기술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과소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5나노미터 반도체를 TSMC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삼성전자가 TSMC에 치우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대체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