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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회사에서 글로벌 게임사로...40년 전 이달 발매된 닌텐도 '동키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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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회사에서 글로벌 게임사로...40년 전 이달 발매된 닌텐도 '동키콩'

1889년 화투 전문사로 출발해 장난감 제조·유통하는 주식회사로
1981년 7월 발매된 '동키콩', 닌텐도를 글로벌 게임사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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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닌텐도
3분기를 맞이해 게임사들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40년 전 이맘때 나온 한 신작 게임은 화투 전문사로만 알려졌던 장난감 회사를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서게 만들었다.

16세기 말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들어온 '플레잉 카드'가 일본을 강타했다. 남녀노소가 카드로 즐기는 도박에 빠져들자 에도 막부 1791년 '플레잉 카드'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일본인들은 자체 제작한 카드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고 이것이 '화투'의 원형이다.
일본 사업가 야마우치 후시지로는 1889년 화투를 전문으로 다루는 '임천당 골패'를 설립했다. 화투패를 제조하고 유통하는 사업으로 대성공을 거둔 야마우치의 임천당은 이후 장난감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2차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7년, 임천당은 개인 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바뀌며 현대적인 '기업'으로 우뚝 선다. 이후 1980년, 미국 지사를 설립하며 비디오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1년 동안 내놓은 제품들이 줄줄이 실패했고, 수 천 대의 아케이드 게임 기기들이 악성재고가 돼 창고에 다 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회사는 몇달 동안 월세조차 내지 못해 건물주 마리오 시갈리에게 수 차례 질책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7월 9일 발매된 '동키콩'이 모든 상황을 뒤집었다. 창고에 쌓은 수 천 대는 물론, 그 해 말 6만 대가 넘는 게임이 팔려나갔다. 그리고 임천당은 일본어 발음을 알파벳으로 쓴 '닌텐도(Nintendo)'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동키콩' 표지와 플레이 화면. 사진=트위터,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동키콩' 표지와 플레이 화면. 사진=트위터, 유튜브

'동키콩'은 동명의 고릴라에게 납치당한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한 '점프맨'의 여행을 그린 게임으로, 점프를 하며 플랫폼(발판)을 옮겨다니는 '플랫폼 게임' 장르의 원조로 꼽힌다.

닌텐도 직원들은 동키콩 주인공 '점프맨'의 이름을 건물주의 이름에서 따왔다. 주인공 '점프맨'이 악당이 되고 '동키콩'의 아들이 아버지를 구한다는 내용의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가 아는'마리오'가 탄생했다.

'동키콩'이 큰 성공을 거둔 데 이어 후속작 '동키콩 주니어'는 아케이드 기기와 콘솔 이식판을 포함 110만 개가 넘게 팔렸다. 한 때 월세조차 내기 버거웠던 닌텐도 미국 지사는 연 1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 게임사로 우뚝섰다.

미국 영화사 '유니버셜 스튜디오'는 "동키콩이 영화 '킹콩'을 베꼈다"며 1983년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유니버셜의 패소로 마무리돼 오히려 닌텐도의 명성만 올라갔다.

1983년 말, 미국 전역을 강타한 '아타리 쇼크'가 일어났다. '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금기시되기 시작했으나 닌텐도는 1985년 콘솔기기 '패미콤'을 론칭하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등 명작 게임을 연달아 출시하며 게임산업을 다시 부흥시킨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