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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1년, '친환경+디지털화' 대전환에 공기업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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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1년, '친환경+디지털화' 대전환에 공기업 앞장

그린뉴딜→2050 탄소중립 업그레이드...에너지·인프라 등 10대 과제 실행
한전 해상풍력, 한수원 수소연료전지, 석유공사 부유식 해상풍력 '잰걸음'
LX 디지털트윈, 수자원공사 스마트상수도관리, 도로공사 지능형교통망 전개
취지와 무관한 '색깔만 뉴딜' 사업 끼워넣기로 공기업 비용부담 증가 비판도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0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10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지난해 전대미문의 글로벌 전염병 쇼크인 '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온 국내외 경기 침체를 타개하는 동시에 이를 친환경 경제 전환과 구조적으로 연계시키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한 지 14일로 만 1년이 지났다.

한국판 뉴딜은 그린뉴딜·디지털뉴딜·안전망강화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160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 190만 1000개를 창출한다는 범정부 플랜이었다.
따라서, 한국판 뉴딜을 실천하기 위한 10대 대표과제, 40대 중점프로젝트 등 분야별 세부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정부 범부처를 중심으로 국책사업 최일선 수행기관인 공기업들이 에너지·인프라 등 각자의 사업 분야에 맞는 '뉴딜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 계획을 만들어 지난 1년 간 '뉴딜 원동력' 역할을 충실히 해 오고 있다.

◇그린뉴딜,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업그레이드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의 경우,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을 취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전력과 자회사를 비롯해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들은 그린에너지·친환경모빌리티·스마트그린산단(그린에너지와 디지털화가 융합된 미래형 산업단지) 등 그린뉴딜 이행과제를 한층 더 빨라진 '저탄소 일정'에 따라 에너지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그린에너지 과제 중 해상풍력단지 조성, 스마트 그린산단 과제의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구축에 '그린뉴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으로 ▲1.5기가와트(GW)급 전남 신안 해상풍력 ▲1.2GW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100메가와트(㎿) 제주 한림 등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전은 이달 7일 해상풍력 터빈과 하부기초를 한번에 옮겨 10일만에 설치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을 계기로 상용화에 들어갔다.

스마트그린산단 조성을 위해서도 민간과 손잡고 LG유플러스 등과 함께 광주 첨단국가산업단지와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스마트에너지 플랫폼'을 적극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수상태양광과 수소사업으로 그린뉴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한수원은 전북 새만금 내수면에 총 2.1GW급 수상태양광발전을 목표로 오는 8월께 초도사업에 해당하는 300㎿ 수상태양광시설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소산업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는 한수원은 경기그린에너지·노을그린에너지 등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을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6월 20㎿급 서울 고덕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공사를 시작한데 이어 이달 2일 40㎿급 인천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하고 차질없는 본가동을 위해 주민설명회도 가졌다.

지역열병합 에너지를 다루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한국판 뉴딜 핵심사업은 'W2H(Waste to Hydrogen)'이다.

W2H는 말그대로 생활폐기물인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처리를 거쳐 청정유와 수소를 분리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사업이다. 지역난방공사는 국내 중소기업과 손잡고 W2H 전문기술을 개발하고, 대기업인 SK에코플랜트·GS파워와 협력해 '순환경제도시 구축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 앞바다에 동해가스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1~2년 뒤 종료되는 동해가스전을 활용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과 탄소 포집·저장을 그린뉴딜 중점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수소산업진흥 전담기관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도 이달 7일 한국판 뉴딜 1주년을 기념해 '수소택시 무료탑승 행사'를 벌이며 수소산업 대중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디지털뉴딜, 자율주행차·철도·상수도 등 생활편의 증진


한국판 뉴딜의 또다른 축인 디지털뉴딜 또는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이 융복합된 사업으로는 ▲디지털트윈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스마트그린산단 등이 꼽힌다.

자율주행차·철도·상수도 등 국민생활의 편의 증진에 기여하기 위한 뉴딜 사업으로 사업 수행 공기업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 한국수자원공사,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코레일) 등이다.

국토정보공사는 향후 자율주행차를 위한 정밀도로지도, 지하구조물 3차원 통합지도, 항만디지털화 등 국토의 입체화·디지털화 정보를 구축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디지털 트윈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전북 전주시 효자동 일원의 3차원 고정밀 지도를 완성, 여기에 8개 실제 도시행정 서비스를 결합한 '디지털 트윈 in 전주' 서비스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전 국토의 15% 가량이 실제와 불일치하고 있는 전국 종이 지적도를 업데이트· 디지털화하는 지적재조사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는 2023년 완성을 목표로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국가상수도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드론 등을 이용해 댐·저수지 등 시설물의 안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실시간 스마트 댐 안전관리체계' 수립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국가철도공단은 열차운행 지연·사고를 실시간 감시·복구하기 위해 4세대 무선통신기술인 LTE를 기반으로 하는 철도무선통신시스템 '철도통합무선망(LTE-R)' 사업을 오는 2025년까지 전개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도 고속도로 전 구간 4075㎞에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을 마련하는 'C-ITS 전국 구축사업'을 2025년 완료한다는 목표이다.

이처럼 정부 주무부처와 공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 사업은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국가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대전환의 기회로 만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혁신과 무관한 사업들이 한국판 뉴딜 명분으로 포장되거나, 지난해 11월 '지역경제 뉴딜'이 새로 추가되는 등 예산 배정을 노린 사업이 늘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결국 관련 공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