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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 에코 리필 스테이션...‘용진이형’의 아쉬운 외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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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 에코 리필 스테이션...‘용진이형’의 아쉬운 외국어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8] 정용진 부회장 누리소통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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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화제를 몰고 다니는 기업인이다. 야구단 ‘SSG 랜더스’와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 인수 등 영토 확장에 거침없다. 정 부회장이 또 유명한 건 누리소통망(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 있는 개인)로서의 활동이다. 영향력이 막강하다. ‘용진이형’으로 불리는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의 주목을 끈다.

정용진 부회장은 누리소통망을 잘 활용하는 CEO다. 소비자와 소통을 중시한다. 지인 백종원이 ‘못난이 감자’ 판매를 부탁하자 이마트를 통해 30톤을 3일 만에 완판시킨 일화도 유명하다.
지난 4월 그의 ‘청소’하는 기사가 보도됐다. 인스타그램에 뜬 글이다.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이마트 성수점과 주변에서 플로깅(Plogging)을 실천했다”는 글을 쓰레기를 주워 담는 사진과 함께 올렸다.

플로깅? 생경하다. ‘플로깅’은 이삭 등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달리기 운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정화 운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쓰담달리기’라는 우리말이 있다. 달리기 대신 걷기를 할 때는 영어 ‘워킹(Walking)’과 합성하여 ‘플로킹(쓰담걷기, Ploking)’이라고도 한다. ‘플로거(쓰담이, Plogger)’는 ‘플로깅’이나 ‘플로킹’에 참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모두 환경을 보호하는 ‘착한 걸음’이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지목을 받아 이번 플로깅 챌린지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또 “멸종 위기 동물 ‘해달’을 모티브로 만든 이마트 친환경 캠페인 캐릭터 투모 장바구니를 들고, 재활용 실천으로 모은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집게를 사용해 더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챌린지, 모티브, 캐릭터 등 우리말이 된 듯한 외국어가 다수 등장한다. 조금 어려운 단어는 ‘업사이클링’이다. 우리말로 쓰면 ‘재활용’ 쯤 된다. 쉽다.

이마트는 우리나라 최초 녹색매장(이마트 성수점), 최초의 비닐쇼핑백 없는 점포 등 친환경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8년부터 ‘플라스틱 감축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에코 리필 스테이션’이 유명하다. 이마트와 환경부 등이 협업해 운영하는 ‘세탁 세제·섬유유연제 재충전 자판기’다. 용기 없이 세탁 세제나 샴푸 등 내용물만 판매한다. 전용 재충전 용기에 친환경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담아 살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사업’이다. 다만 ‘친환경 재충전 자판기’라고 우리말로 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정용진 부회장은 누리소통망을 즐겨 활용해 ‘소통의 오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이용자와 소통에 적극적이다. 화법도 직설적이고 솔직하다. ‘용진이형’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사람이 몰린다. 누리소통망 특성상 이해는 가지만 외국어가 많다. 그 소통창구를 통해 ‘고운 우리말’도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감수 : 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