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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황금의 땅' 중남미...정부-건설사 '코리아 팀워크'로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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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황금의 땅' 중남미...정부-건설사 '코리아 팀워크'로 뚫는다

해외건설시장 중남미 비중 확대…중동‧亞 이어 세 번째
문 대통령, 한·SICA 정상회의 참석…중남미 외교 본격화
“중남미 시장 공략, 정부-건설사-금융사 합종연횡 전략 짜야”

중남미 인프라시장이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이은 국내 건설업계의 ‘엘도라도(황금의 땅)’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와 지구 정반대 편에 위치한 중남미 시장은 지역‧문화측면에서 아직 우리에겐 낯설고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중남미 국가들의 대규모 재정 확대 정책과 국책 인프라 사업 발주 증가가 이어지면서 중남미가 국내 건설사들로부터 중동·동남아 다음으로 촉망받는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1970년 이후 국내 건설의 해외텃밭이었던 중동시장으로 수주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 건설사들은 시장 다변화에 나섰고, 그 가능성을 지난해 중남미에서 확인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건설사들의 중남미지역 수주 실적은 ▲2017년 3억 6234만 달러 ▲2018년 7억 3001만 달러 ▲2019년 2억 8039만 달러 ▲2020년 69억 1741만 달러 ▲2021년(7월13일 기준) 5억 4437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중남미 건설시장 수주액은 괄목할 만한 실적이었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전체 수주액의 약 20%를 차지하면서, 중동·아시아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순위(비중)로 올라섰다.

중남미 대표 건설수주로 꼽히는 프로젝트가 파나마 정부가 발주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이다.

수도 파나마시티와 서쪽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 모노레일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이 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공동 수주했다. 공사비는 약 28억 1100만 달러(약 3조 3000억 원) 규모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지난해 10월 멕시코에서 37억 달러(4조 1000억 원) 규모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따냈다.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주 도스보카스 지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하루 34만 배럴의 원유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추가 현대화 프로젝트의 수주도 기대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창사 이래 단일 사업으로 약 4조 5000억 원 규모의 최대 수주실적을 올린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 주(州)에 원유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Dos Bocas Refinery Project)’의 시공 현장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엔지니어링이 창사 이래 단일 사업으로 약 4조 5000억 원 규모의 최대 수주실적을 올린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 주(州)에 원유생산설비를 구축하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Dos Bocas Refinery Project)’의 시공 현장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올해 중남미 나라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투자 유치 활성화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인프라 분야를 가장 중요시 여기고 있으며, 해외 민간투자 유치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잇따를 전망이어서 중남미 건설시장 개척을 위한 민간기업 행보 못지 않게 우리 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중남미 8개 국가들의 협의체인 중미통합체제(SICA, 시카) 회원국 8개국 정상과 SICA 사무총장이 참석한 화상 정상회의를 갖고 중남미 경제개발과 사회발전을 위한 한국의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ICA는 도미니카 공화국과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8개 국가들의 통합과 발전을 목표로 지난 1991년 발족한 지역협의체로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정상회의 참석 이후 11년 만에 초청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SICA 화상 정상회의에서 중남미 회원국 정상들에게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한국이 SICA 회원국들의 녹색·디지털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뒤 “양측 간 미래지향의 포괄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해 향후 중남미 지역의 성장개발에 한국의 이니셔티브(주도권) 역할을 적극 수행할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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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중남미 대부분의 건설 인프라 프로젝트가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방식으로 발주되는 특성을 고려해 우리 정부는 물론 건설업체와 금융기관이 '코리아 원팀'을 구성해 민간합동으로 중남미 프로젝트 개발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승훈 해외건설협회 미주·유럽실장은 “중남미 지역은 앞으로 20~30년 동안 매년 15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으로, PPP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해 중남미 건설 인프라 부분에서 K-건설 이니셔티의 잠재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실장은 “사회 불안정성이 높은 중남미 국가의 특성상 전통적으로 기업과 직접거래보다 정부간(G2G) 계약을 선호한다”면서 “중남미 지역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기관과 민간의 금융·건설 기업 간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