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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에 美 봄밀 재배농가 직격탄…가을 수확량 33년래 최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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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에 美 봄밀 재배농가 직격탄…가을 수확량 33년래 최악 우려

지난 2018년 7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한 밀 농가에서 봄에 파종한 밀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8년 7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한 밀 농가에서 봄에 파종한 밀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밀 수출국에 속하는 미국의 밀 재배 농가에 근심이 가득하다.

지난봄에 파종한 봄밀을 수확할 시점인 가을이 다가오고 있으나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역대 최악의 대가뭄으로 봄밀 수확이 역대 최악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전체에서 재배되는 밀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봄밀은 뛰어난 품질과 높은 단백질 함량으로 밀가루 제품에 널리 쓰인다. 미국 북서부, 캐나다, 영국, 스칸디나비아 반도, 시베리아 등지가 봄밀의 대표적인 생산지인데 미국 서부 지역이 기록적인 대가뭄에 현재 시달리고 있다.

◇봄밀 재배농가 98% 가뭄 지역에 위치

13일(이하 현지시간) 기즈모도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으로 봄밀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은 한두곳이 아니다.

미국 농무부의 12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내 봄밀 재배지역의 98% 이상이 대가뭄을 겪고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사실상 미국의 봄밀 농가 전체가 대가뭄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뜻이다.

봄밀 재배농가가 몰려 잇는 미국 북부평원의 경우 올해 봄밀 수확량이 극심한 가뭄의 여파로 33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농무부는 밝혔다.

북부평원뿐 아니다.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 북서부의 봄밀 재배지역에서도 지난봄에 파종한 밀의 68%가 발육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6%에 그쳤던 발육 불량률이 10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노스다코타주밀농사협회(NDWC)는 “가뭄이 특히 심한 지역의 봄밀 재배농가에서는 수확을 해야할지 포기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6월이 중요한 이유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히 6월의 날씨가 결정적이다. 6월의 날씨가 가을의 수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코넬대의 아리엘 오티즈보베아 경제학과 교수는 “봄에 파종한 봄밀을 가을에 정상적으로 수확하려면 개화시기인 6월에 제대로 꽃을 피워야 한다”면서 “지난 6월을 심한 가뭄 상태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에 향후 수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티브보베아 교수는 “봄밀은 6월이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6월 이후에 기후가 나아진다해도 결과적인 수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밀 재배가 물을 끌어와서 농사를 하는 관개 농사가 아니라 빗물에 의존하는 방식이란 점도 올해 봄밀 수확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산 밀이 그동안 좋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빗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높지 않아서다.

미 농무부가 올해 예상하는 봄밀 수확량은 3억4500만부셸(1부셸=약 2말) 수준. 지난해 수확량에 비하면 41%나 급감하는 수준이고 1988년 이후 가장 적은 수확량이다. 이 발표에 영향을 받아 이날

미니애폴리스 곡물거래소에서 밀 선물가격도 5% 이상 급등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