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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비건·할랄...까다로워야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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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비건·할랄...까다로워야 팔린다

'미닝아웃' 현상 나타나며 젊은 세대 중심으로 인기

자주의 고체 비누 '제로바'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이미지 확대보기
자주의 고체 비누 '제로바'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소비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MZ세대의 '미닝아웃'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이에 발맞춘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친환경·비건·할랄 등 차별화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14일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에 따르면 올해 5월의 생수 매출을 살펴본 결과 무라벨 생수는 지난 1월 대비 157% 증가했으며, 아동 의류 중 '오가닉' 원단의 실내복 매출은 지난해 5월 대비 89% 늘었다.
이런 '친환경 열풍'은 비누에도 적용됐다. 최근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성분까지 '착한' 고체형 비누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액체 비누와 달리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어 쓰레기가 남지 않고, 액상형에 비해 보존제, 방부제 같은 화학 성분이 적어 수질 오염도 줄일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지난 6월 초 고체 비누 '제로바' 6종을 출시했는데, 5개월 치 판매 예정 물량이 출시 한 달 만에 모두 팔렸다. 자주 제로바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80%가 20~30대 소비자로 드러났다.

자주의 제로바는 건성 및 지성용 샴푸,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주방세제 등 총 6종으로 출시됐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인증 FSC종이에 콩기름으로 인쇄한 패키지를 적용해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방부제나 인공향, 인공색소 등을 모두 뺀 착한 성분으로 제작했다.

한국비건인증원의 정식 비건 인증을 획득한 풀무원 비건라면 2종 ‘정면’과 ‘정비빔면’. 사진=풀무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비건인증원의 정식 비건 인증을 획득한 풀무원 비건라면 2종 ‘정면’과 ‘정비빔면’. 사진=풀무원

비건라면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풀무원 비건라면 '정면'과 '정비빔면'의 누적 판매량이 500만 봉지를 넘어섰다.

한국비건인증원 인증을 받은 최초의 비건라면인 정면은 2020년 8월 출시 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봉지를 기록했고, 꾸준한 판매 추이를 보이며 이달 420만 봉지를 넘어섰다. 지난 4월 출시된 정비빔면은 약 3개월 만에 100만 봉지가 팔렸다. 정면과 정비빔면은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비건 트렌드는 식품 그치지 않고 뷰티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는 지난달 대한항공 기내면세점에 입점했다. 아떼는 스위스 유명 화장품 원료 연구소 '미벨'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스위스산 기능성 식물원료 '알피뉴스'를 확보하고 동물 실험을 일체 진행하지 않는 동시에 비건 화장품 인증을 획득한 다수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젠더 뉴트럴 브랜드 '라카'의 신제품 '소울 비건 립밤'은 지난 5월 출시 후 인기를 얻어 뷰티 편집숍 시코르와 올리브영 약 700여 개 매장에 입점했다. 소울 비건 립밤은 100% 비건 포뮬러를 담은 고보습 립밤이다. 풍부한 영양과 뛰어난 보습감은 물론, 민감한 입술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롯데푸드의 수출 분유 브랜드 '뉴본'. 사진=롯데푸드이미지 확대보기
롯데푸드의 수출 분유 브랜드 '뉴본'. 사진=롯데푸드

수출 시장에서는 할랄 인증이 새로운 차별화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할랄은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것으로,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뜻이다. 할랄 식품 규정은 술과 돼지, 피, 이슬람교 율법 의식에 따라 도살되지 않은 모든 동물을 금한다.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18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2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할랄푸드 시장 규모도 약 2000조 원으로 세계 식음료시장의 20%에 육박한다.

롯데푸드의 이달 수출 분유 브랜드 '뉴본'이 글로벌 할랄 인증을 획득해 파키스탄에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평균 연령이 23.5세로 젊은 국가다.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동원F&B의 '동원 김치참치' 역시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할랄 인증을 받고 해외에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