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월가 대표 강세론자 시걸 와튼스쿨 교수가 “인플레 나쁘다는건 편견” 밝힌 이유

공유
1

월가 대표 강세론자 시걸 와튼스쿨 교수가 “인플레 나쁘다는건 편견” 밝힌 이유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사진=CNBC

‘인플레이션이 증시에 나쁘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강세론자로 유명한 제레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인플레이션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편견이 상당하다면서 다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그는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방준비제도가 역대급 양적완화 조치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70년대 오일쇼크발 인플레이션과 현 인플레이션 달라”

14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걸 교수는 최근 CBNC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월가에서 주로 통했던 논리와는 다르게 주식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 수단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그러나 나라면 주식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바꿔 말하면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주식 매도에 나서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시걸 교수는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에서 15년간 거시경제 실무 교육을 총괄하는 등 주식투자 전략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경제 및 금융전문가.

시걸 교수가 현재의 인플레이션 조짐이 증시에 나쁘지 않다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대부분의 상장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들에 전가해도 큰 문제가 없는게 현재의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

시중에 워낙 많은 유동성이 풀려 있기 때문에 기업들 입장에서 가격을 조정하더라도 소비자들은 크게 반발할 필요가 없는게 현재의 국면이라는 뜻이다.

그는 “1970년대 오일 쇼크(석유 파동) 뒤 인플레이션이 왔을 때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역대급 경기부양책 집행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호주머니가 넉넉해졌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걸 교수는 현재의 소비자들은 상당한 구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물가상승 압력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일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충분히 늘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달말이나 다음달 중 테이퍼링 나설 가능성”

시걸 교수는 다만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등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물가 지표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금명간 양적 완화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시걸 교수는 구체적으로 “이달말이나 다음달 중으로 가능할 것 같다”고 예상해 연준이 새 조치를 내놓을 시점이 생각보다 가까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테이퍼링에 관한 논의는 시작한 바 없으나 테이퍼링에 관한 논의의 필요성은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고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물가가 5%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속적인 물가 상승세가 확인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파월 의장의 진단에 대한 이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27~2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입장이 모아질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 매입 축소해도 큰 영향 없어”

시걸 교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채권 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조치에 나서더라도 그 자체로 증시가 꺾이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의 테이퍼링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크거나 그에 따른 금리 인상도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질 일만 생긱지 않는다면 다소의 통화정책 조정으로 증시가 크게 휘둘리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