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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팩토리, 파우치형 배터리, e모빌리티...머리 아픈 전기차 외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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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팩토리, 파우치형 배터리, e모빌리티...머리 아픈 전기차 외국어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9] 전기자동차

그래픽=이영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이영은 기자
“세계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이자 한국 배터리 3사의 최대 고객인 폭스바겐그룹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셀 개발을 위해 중국 업체와 손을 잡는다.”

어제(16일) 주요 신문에 나온 기사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세대 기술로 우리에게 생소한 외국어도 많다.
기가팩토리, 배터리 셀, 배터리 모듈, 배터리 팩, 파우치형 배터리, e모빌리티... 기사 하나에 나오는 외국어다. 우리말 사전에 없는 것도 많다.

기가팩토리는 오래됐다. 기가와 팩토리의 합성어가. 기가(giga)는 10억을 나타내는 측정단위이고, 팩토리는 공장이다. 테슬라모터스가 2014년 미국 네바다 주에 건설 중이던 ‘세계최대 리튬이온 전지공장’에서 처음 썼다. 우리말로 ‘대규모 전지공장’쯤 된다.

배터리 셀, 배터리 모듈, 배터리 팩. 여기서 배터리는 ‘전지’라는 우리말 있는데 미세한 의미 차이가 있다. 신문과 일상에서 자리 잡은 외국어들이다. 배터리 셀(Cell), 배터리 모듈(Module), 배터리 팩(Pack)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용어다. 헷갈린다. 일반인들에게는 모두 배터리로 읽힌다. 셀은 소형 전기 에너지 장치다. 모듈은 셀들의 단위 집합이다. 배터리 셀을 여러 개 묶어서 모듈을 만들고, 모듈을 여러 개 묶어서 팩을 만든다. 우리말로 바꾸기 쉽지 않다. 바꾸기 어려우면 정확한 원어 사용이 낫다.

이어 등장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각형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파우치는 음료 등을 밀봉할 때 사용하는 비닐 같은 것으로 만든 주머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층층이 쌓아 만들고, 이를 필름 소재 주머니(파우치)가 감싼 형태다. 정확한 개념 잡기가 어렵다. 역시 우리말로 바꾸기가 녹록지 않다.

e모빌리티(e-mobility)란 ‘Electric Mobility’의 약어다. 단순한 전기차(EV)가 아닌 전기로 움직은 모든 교통수단을 뜻한다. ‘전기 교통수단’이 바람직하다.

전기차에는 다양한 외국어가 사용된다.
전기차를 말하는 EV는 신문과 방송에서 흔히 쓴다. EV(Eelectric vehicle)는 전기(electric)와 차량, 운송수단(vehicle)의 합성 약어다. 전기차라는 좋은 우리말이 있다.

이 밖에 많이 쓰는 전기차 용어와 우리말로 바꾼 사례는 다음과 같다.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 스마트와 그리드의 합성어로 ‘지능형 전력망’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EV CAR Sharing Service) : ‘전기차 공동이용 서비스’

차데모(CHAdeMO) : 충전(Charge)과 주행(Move)을 합친 말로 ‘전기차 충전시스템’

슈퍼차저(Super Charge) : ‘급속 충전기’

페이스 리프트(Face Lift) : ‘자동차 디자인 변경’으로 일반 내연 자동차에도 사용

새로운 기술에는 우리말로 쓰기 힘든 외국 용어가 필연적으로 따른다. “원어를 사용하는 것이 편할 수는 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어학자는 물론 우리 모두가 쉬운 우리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거 같다.”

감수 : 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